박재홍의 추억 “슝디 감독, 옛 적수”

입력 2010.11.04 (19:48)

수정 2010.11.04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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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완 클럽 챔피언십에서 맞붙는 SK와 슝디 선수들이 서로 이어진 작은 인연을 떠올리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슝디가 2003년 이후 7년 만에 타이완프로야구 우승을 차지해 처음으로 아시아 최강을 가리는 자리에 등장했기에 SK와 경기에서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더군다나 슝디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4명을 주축으로 하고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려 우승을 차지했기에 한국 야구 자체를 처음 접하는 선수도 많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작은 인연의 끈은 이어져 있었다.

SK에서 타이완과 가장 인연이 깊은 선수는 베테랑 외야수 박재홍(37)이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로 활약하며 태극마크를 달고 전 세계를 누볐던 박재홍은 슝디에도 아는 사람이 꽤 있다고 했다.

하지만 베테랑답게 박재홍과 인연을 맺었던 이들은 이제 슝디에서 감독과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슝디는 지난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돼 위기를 맞으면서 주축 선수와 감독을 모두 내보내고 젊은 감독 천루이전(35)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박재홍은 "슝디는 감독과 투수코치 등이 연배가 비슷하다. 대학 시절부터 뛰면서 선수로 대결했던 이들"이라고 소개하면서 "어제도 만났더니 아는 체를 하더라. '내가 형인 것 알지?'하고 물었더니 '그래도 우리는 코치다'라고 받아치더라"며 웃었다.

박재홍은 이어 "2000년 시드니올림픽 예선 때 내가 끝내기 안타를 쳐서 대표팀이 본선에 나간 적이 있다. 어제 만나서 그때 이야기를 하면서 '그때 네가 치지 않았다면 우리가 올라갔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슝디에서는 베테랑 포수 예쥔장(38)이 한국과 여러 차례 국제무대에서 만났다.

올해 타이완시리즈에서 포수 마스크를 쓰고 팀의 우승을 이끈 예쥔장은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비롯해 숱한 국제대회에서 타이완 대표팀의 안방을 지켰다.

예쥔장은 "나도 박재홍을 안다. 19살 때부터 계속 맞붙고 있다"며 "한국 포수 중에서는 조인성(LG)과 진갑용(삼성), 강민호(롯데) 등도 알고 있다. 한국 대표팀 포수들은 하나같이 리드가 좋다"고 웃었다.

예쥔장은 "한국은 수준 높은 팀이다. 올해 타이완의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세대교체 중이라 기복이 심하지만, 모두 실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이라며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경기를 기대하기도 했다.

올해 슝디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외국인 투수 라이언 쿨렌도 간접적인 한국과 인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쿨렌은 "지난해 롯데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었던 존 애킨스와 친한 친구"라고 소개하며 "한국 선수들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타자들이 타이완보다 힘이 좋고 맞추는 능력도 우수하다고 하더라. SK도 좋은 타자들이 많은 것 같은데, 오늘 실력으로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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