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만만치 않은 슝디 ‘상승세 걱정’

입력 2010.11.04 (10:46)

수정 2010.11.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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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 프로야구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4일 저녁 타이완 타이중에서 열리는 타이완 챔피언 슝디 엘리펀츠와 경기를 시작으로 아시아 정상을 향한 첫걸음을 뗀다.



김성근 SK 감독은 3일 열린 한국-타이완 클럽 챔피언십 미디어데이에서 예상 승수를 묻는 말에 손가락 두 개를 펴보이며 승리를 자신했다.



그러나 늘 그래 왔듯 대회를 앞두고 김성근 감독의 머릿속엔 고민이 더 많다.



김 감독은 타이완에 도착해 "선수들의 긴장감이 끊어진 상태인데다 슝디에 대해서는 TV로밖에 보지 못해 분석에 한계가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역시 변화무쌍한 슝디의 전력을 제대로 확인할 기회가 적었다는 점이 걱정이다.



기본적으로 슝디는 외국인 투수 4명의 힘에 크게 의존해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슝디는 타이완시리즈 4경기를 짐 매그레인(2승)과 올란도 로만(1승1세이브), 카를로스 카스티요(1승) 등 세 명의 외국인 투수만으로 치렀다.



정규리그에서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라이언 쿨렌을 제외한 세 명의 외국인 투수가 모두 150이닝 이상을 던지며 마운드를 이끌었다.



네 명의 외국인 투수가 정규리그에서 책임진 이닝은 팀 전체의 59%에 이를 정도로 비중이 크다.



결국 외국인 투수를 공략하는 것이 관건이지만, 워낙 움직임이 큰 공을 던져 쉽지 않다는 것이 고민이다.



전력분석을 담당하는 김정준 코치는 "다승왕에 오른 카를로스 카스티요 같은 경우는 투구자세도 오버스로부터 언더스로까지 제멋대로다. 싱커와 커터 등 변화구도 예리하다"고 전했다.



타선 역시 만만히 볼 수는 없다.



정규리그에서 슝디의 팀 타율은 0.259에 불과하다.



리그 수위타자에 오른 펑정민(0.357)을 제외하면 3할을 넘긴 타자가 한 명도 없다. 한국에서라면 최하위권에 머물렀을 화력이다.



홈런 10개를 넘긴 타자가 1명도 없고, 장타율 4할을 넘긴 타자도 2명에 불과해 파괴력도 약한 편이다.



하지만, 120경기를 치르면서 3루타를 36개나 때렸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슝디와 맞붙는 SK는 133경기를 치르면서 3루타는 16개밖에 치지 않았다.



도루는 99개로 적은 편이지만 한번 안타를 치고 나가면 한 베이스를 더 가려는 적극적인 주루를 펼쳤던 셈이다.



김성근 감독도 "팀 배팅에 능하고 주루가 좋다"면서 이러한 슝디의 특성에 경계를 나타냈다.



가장 걱정되는 것은 슝디가 상승세를 타는 팀이란 점이다.



정규리그에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한 슝디 마운드는 대만시리즈에서 4경기 동안 아예 3점밖에 내주지 않으며 평균자책점 0.75의 ’짠물 투구’를 펼쳤다.



타자들 역시 타이완시리즈에서 타율을 0.285까지 끌어올렸다.



마침 슝디는 올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을 뒤집고 상승세를 타며 우승까지 달성한 팀이다.



슝디는 지난해 타이완 야구계를 뒤흔들었던 승부조작 사건에 많은 선수가 연루되면서 전반기를 치르던 도중에 해체 직전에 몰렸으나, 크게 약해진 전력으로 후반기에 대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우승을 일궈냈다.



계형철 SK 2군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헤치고 우승한 것을 보면 선수들의 승리욕이 상당히 크다는 뜻"이라며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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