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북한은 애기봉 등탑 점등을 놓고, 새로운 무력 충돌 운운하면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기 불빛을두려워 하는 이유가 뭘까요?
최문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년 만에 화려한 불빛으로 치장한 애기봉.
애기봉은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서부전선 최전방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북한 지역과 채 2km도 되지 않는 거리로, 불빛은 강 건너 북한 군부대와 마을은 물론, 개성까지 퍼져 나갑니다.
전력 사정이 나빠 밤이면 암흑 세상으로 변하는 북한에서 등탑을 밝히는 전기는 부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남한보다 경제적으로 앞서 있다는 북한 당국의 선전에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남쪽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는 군대의 사기가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증언입니다.
<녹취> 한광복(탈북자) : "밤이면 밤마다 불 켜놓고 환하게 생활하는 걸 보니까, 일단은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앞서 있나?전기가 남아도네? 이런 느낌을 받았어요."
이 때문에 북한은 애기봉 등탑을 확성기 방송과 같은 심리전의 하나로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무장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위협하는가 하면, 애기봉과 마주하고 있는 군부대가 평소보다 많은 병력을 투입해 정찰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도 이에 따라 애기봉 주변 지역에 가장 높은 국지 도발 대비 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놓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문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