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2008년 말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구속으로 시작된 '박연차 게이트'가 오늘 재판으로 사실상 마무리됐습니다.
2년여 동안 정관계 인사 17명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김기흥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2008년 290억 원을 탈세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수사 초기엔 70여 명의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녹취>박연차(전 태광실업 회장/2008년 12월) : "(정치권 로비한 적 있나?) 그런 적 없다. (리스트에 구체적 이름이 나오는데) 이 자리에서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구속된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돈을 건넨 시기와 장소, 방법을 상세하게 진술했습니다.
이른바 '박연차의 입'이 검찰 수사의 핵심이 된 것입니다.
현직 국회의원은 물론 전직 국회의장과 전직 경찰청장까지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기소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에 소환된 뒤 '누구도 원망하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법정에서도 박연차 전 회장의 진술은 '신빙성'을 인정받아 이광재 도지사와 서갑원 의원, 그리고 이택순 전 경찰청장 등 17명은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정.관계 인사는 김정권 한나라당 의원과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단 2명.
이제 박연차 게이트 관련자들 가운데 확정 판결이 남은 사람은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박 전 회장 본인과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뿐입니다.
오늘 대법원 선고로 20여 명의 정.관계 인사들을 줄줄이 법정에 세운 '박연차 게이트'는 사실상 2년여 만에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KBS 뉴스 김기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