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장 후손, 카자흐 피겨 간판 스타

입력 2011.01.30 (16:07)

수정 2011.01.30 (16:17)

 제7회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메달 도전에 나서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팀은 아직 현지에 도착하지 않았지만, 아스타나 국립 실내사이클경기장에서 훈련하는 스케이터 중에는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다.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웃집 고등학생 같은 해맑은 미소가 매력적인 선수는 카자흐스탄의 남자 싱글 대표 데니스 텐(18)이다.



텐은 일제 강점기 의병장으로 큰 전공을 세웠던 독립운동가 민긍호 선생의 고손자다.



1907년 8월 일제가 원주진위대를 해산하려 하자 이에 저항해 300명의 병사를 이끌고 의병을 일으킨 민 선생은 충주지방 탈환 전투를 벌이는 등 홍천과 춘천, 횡성, 원주 일대에서 일본군과 격전을 벌여 전공을 세웠다.



민긍호 선생의 외손녀인 김 알렉산드라가 텐의 할머니이다.



카자흐스탄에서 태어나 6살 때 피겨를 시작한 텐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주로 훈련하면서 2008년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우승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텐은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렸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때 처음 한국을 방문해 피겨 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당시에도 "집에 온 것 같다"며 팬들의 관심에 감사를 표했던 텐은 지난해 1월 전주 4대륙선수권대회 때도 한국을 찾아 "한국은 자꾸 오고 싶은 곳이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는 서울 근교에 있는 고조 할아버지의 고향을 방문하려 한다"며 할아버지의 나라에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비록 올 시즌에는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모두 10위권 밖의 저조한 성적을 내고 말았지만, 텐은 여전히 카자흐스탄 피겨스케이팅의 간판스타다.



대회 홈페이지는 텐과 인터뷰를 전하면서 ’카자흐스탄 피겨의 희망’이라고 표현하며 텐을 치켜세웠다.



미셸 콴과 에반 라이사첵(이상 미국) 등을 지도했던 프랭크 캐럴을 최근 새 스승으로 맞아들인 텐은 "캐럴은 매우 이성적이면서도 선수와 대화에 능한 코치"라며 만족스러워했다.



텐은 "요즘은 7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훈련을 하고 밤 12시에 집에 들어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훈련할 때부터 바쁜 일정에 익숙해져 있어 괜찮다. 오히려 즐기고 있다"면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데 내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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