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정부, 치밀한 전략…보름 만에 안정세

입력 2011.02.08 (22:00)

<앵커 멘트>

이집트 민주화 시위 보름째, 벼랑 끝까지 몰렸던 무바라크 대통령이 야권과 대화를 성사시킨 뒤 공직 부패와 선거 부정에 대한 엄정 조사를 약속하는 추가적인 개혁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이 문을 열고, 통행금지가 완화되는 등 혼란을 거듭하던 카이로도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는데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도 이런 변화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 정국 주도권은 다시 정부쪽으로 넘어가는 분위깁니다.

이집트 정부의 치밀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지적인데요.

큰 전환점을 맞고 있는 이번 사태를 카이로에서 이영석 특파원이 되짚어 봤습니다.

<리포트>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카이로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경찰이 강경 진압에 나서지만 성난 민심을 막지 못합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내각 총사퇴를 통해 시위대 달래기를 시작합니다.

<인터뷰> 무바라크(이집트 대통령) : "오늘 내각에 사퇴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번 사태를 해결할 새 정부를 꾸릴 것입니다."

그 후 경찰은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탱크를 앞세운 군이 치안 유지에 나섭니다.

하지만 시위대의 무바라크 퇴진 요구는 더욱 거세져 갔고, 그 순간 말과 낙타를 탄 한 무리의 괴한들이 반정부 시위대를 습격합니다.

사라졌던 경찰이 친정부 시위대로 동원돼 다시 돌아온 것입니다.

<인터뷰> 반정부 시위 참가자 : "어떻게 저들이 타흐리르 광장에서 우리를 공격해 놓고 저렇게 서 있을 수 있습니까? 어떻게요?"

이후 무바라크 대통령이 꺼내든 것이 바로 대선 불출마 카드입니다.

이 카드에 '즉각 퇴진'과 '일단 유임'으로 야권은 분열되기 시작합니다.

이어 술레이만 부통령은 무슬림 형제단 등 야권과의 대화를 성사시키고, 개헌과 부정부패 척결 등 각종 민주화 조처와 유화책을 쏟아냅니다.

민주화 시위 보름째, 어느 새 경찰이 다시 거리에 등장했고, 카이로는 그렇게 다시 차츰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카이로에서 KBS 뉴스 이영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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