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원인은 불명…소비자들 불만 고조

입력 2011.02.09 (22:08)

<앵커 멘트>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자동차 급발진 추정 사고. 이 급발진 사고로 가장 큰 홍역을 치른 자동차 회사가 바로 일본의 도요탄데요.

지난 2009년 한 해에만 무려 천2백만 대를 리콜했습니다.

그러자 미국 정부가 열달에 걸쳐 원인규명에 나섰는데 전자장치의 결함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워싱턴에서 최규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가을 갑작스런 급가속 사고가 잇따르면서 최고 품질을 자랑하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의 수모는 시작됐습니다.

미국시장에서만 8백만대, 전세계적으로 천 2백만대를 리콜했고, 급기야 아키오 회장이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눈물까지 흘리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이후 미국 정부는 우주항공국, 나사의 기술진까지 동원해 정밀조사에 나섰지만 급가속 원인으로 의심됐던 전자적 결함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인터뷰>라후드 미 교통부 장관

가속 페달이 눌러 붙고, 운전석의 매트가 가속페달을 누르는 알려진 결함 외엔 급가속을 설명할 방법을 찾지 못했습니다.

원인규명에 실패한 미국 정부는 급가속 사고 방지를 위해 브레이크를 밟으면 엔진출력을 감소시키는 시스템과 차량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하는 새로운 규제안을 들고 나왔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최규식입니다.

<앵커 멘트>

국내에서도 급발진 추정사고가 잇따르면서 소비자 불만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80 건이던 급발진사고가 지난해엔 4백건 가까이 접수돼서 1년 만에 5배 가까이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보상을 받은 사례는 한 차례도 없다고 합니다.

이어서 류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고속도로 휴게소 안으로 갑자기 승용차가 뚫고 들어옵니다.

날벼락 같은 사고로 식당에 있던 시민 15명이 다쳤습니다.

<녹취> 동승자 : "시동을 거는 순간 갑자기 차가 앞으로 막 엄청난 속도로…"

이번엔 택시가 병원으로 들이닥칩니다.

시민들은 놀라 대피하고, 택시는 기둥을 받고 나서야 멈췄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변속기가 수동에서 자동으로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1990년대 말부터 급발진 추정 사고가 급증했습니다.

당연히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법정 소송까지 이어졌지만, 법원은 사고 원인을 모두 운전자 과실로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김만호(한국소비자원 자동차팀) : "현재까지 보상 사례는 없고요. 대법원 판례 역시 소비자가 승소한 경우는 없기 때문에 보상을 받기는 사실 쉽지 않습니다."

최근엔 자동차에 전자 제어제품 사용이 늘어나면서 급발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 : "정부라든지 시민단체, 메이커의 역할을 세분화해서 소비자를 배려하는 부분들이 만들어져야만 급발진에 대한 부분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보고 있습니다."

급발진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1999년 급발진 사고 원인 규명에 실패한 이후 추가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류호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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