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금미호 김대근 선장이 124일 동안 유서를 쓰는 심정으로 기록해온 일기가 공개됐습니다.
해적에게 수면제를 먹여 탈출하려는 계획까지 적혀 있었습니다.
케냐 몸바사에서 이충형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어둠이 가고나면 새벽은 오는가.
넉달이 넘는, 악몽과도 같은 인질 생활에도 김 선장은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매일 매일 구타를 당하는 피눈물나는 생활의 일기.
영화와 같은 시나리오를 생각하며, 방에 있는 아령으로 해적을 때려눞히거나, 심지어 수면제를 먹인 뒤 탈출할 생각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김대근 선장 : "게 처리하는 수면제가 우리배에 2천 정 있었습니다.그놈을 활용해 물에 타서 먹여보려.."
해적들은 또다른 해적질에 협조하면 배를 풀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2차례나 해적질에 성공하고도 약속을 어겼습니다.
특히 생사의 기로에서 매일 유서를 남기는 마음으로 부인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남겼습니다.
<녹취> "당신에게 진 빚을 다 갚기전에는 죽어도 죽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코스모스보다 더 맑은 청초한 당신의 웃는 얼굴을 보고싶소"
매일 해적들의 감시를 피해 쓴 일기가 모두 7권입니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써내려간 기록들, 124일간의 피랍 생활이 끝나면서 이 일기도 다행히 끝을 맺었습니다.
케냐 몸바사에서 KBS 뉴스 이충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