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하승진 봉쇄 카드’ 넘고 6강!

입력 2011.02.18 (13:45)

수정 2011.02.1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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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팀이든 '천적'은 있다.

2010-201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후반기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팀인 전주 KCC도 마찬가지. 이번 시즌 KCC에게 가장 껄끄러운 상대는 부산 KT와 인천 전자랜드다.

시즌 초반 부진을 털어내고 최근 거칠 것이 없던 KCC에 이 두 팀은 매번 결정적인 순간 걸림돌이 됐다.

KCC는 부상을 떨친 하승진에 추승균 등 '회춘'한 노장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3라운드 이후 20승 4패를 기록했는데 패한 4경기 중에서 두 경기는 KT에, 나머지 둘은 전자랜드에 졌다.

그것도 거의 매번 연승 행진을 하던 와중에 당한 패배라 더 뼈아팠다. KCC는 이번 시즌 세 차례 6연승을 기록했는데 앞선 두 번은 KT에 막혔고 지난 17일 전자랜드와 홈경기에서 지면서 또다시 7연승 시도가 좌절됐다.

KCC가 유독 KT와 전자랜드에 약한 것은 이 두 팀이 KCC의 기둥인 하승진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승진의 '절대높이'는 골밑에서 압도적이지만 내곽을 조금만 벗어나면 그 위력이 현저히 줄어든다. 공격에서나 수비에서나 하승진이 지배할 수 있는 공간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KT와 전자랜드는 바로 이 틈을 파고든다. KT는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박상오와 제스퍼 존슨을 내세워 다양한 경로로 KCC를 공략하고, 전자랜드는 높이와 힘에 정확한 슈팅력까지 갖춘 서장훈이 공수 양면에서 하승진을 막아 세운다.

17일 전자랜드 전이 단적인 예였다.

서장훈과 허버트 힐이 골밑에서 번갈아가며 하승진을 묶어내면서 하승진은 1쿼터에 자유투만 1득점, 2쿼터에는 4득점으로 침묵했다. 리바운드 싸움에서도 밀린 탓에 전자랜드에 득점 기회를 허용했다.

반면 전자랜드는 서장훈이 하승진의 손길이 닿지 않는 지역을 누비며 전반에만 17점을 올리면서 쉽게 기선을 제압했다.

서장훈은 중거리포와 외곽포를 번갈아 쏘아 올리며 이날 양팀 최다인 28득점을 올렸고 에릭 도슨과 강은식에게 붙잡힐라치면 외곽의 박성진과 신기성, 이현호에게 공을 돌려 득점으로 연결했다.

KCC는 발목 부상으로 지난 6경기를 쉰 전태풍을 내보내 경기 흐름을 되돌려보려 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마음만 앞서면서 3점 1리바운드 1도움에 만족해야 했다.

추일승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하위팀과 경기에서는 `하승진 효과'만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서장훈같이 높이에 고른 득점력을 갖춘 선수가 나오면 상황이 다르다. 하승진 쪽에 너무 무게중심을 두다 보니 매치업에서 자꾸 구멍이 나는데 에릭 도슨보다는 크리스 다니엘스를 하승진과 함께 잘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헐거운 조직력도 문제인데 전태풍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또 다를 것이다. KCC가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나려면 전태풍이 돌아와 팀플레이의 짜임새를 가다듬고 교묘한 지역방어를 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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