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D-100] ⑥ 역대 대회를 빛낸 스타들

입력 2011.05.19 (07:03)

지구촌 육상인들만의 잔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올림픽의 위세에 밀려 1983년이 돼서야 핀란드 헬싱키에서 처음 열렸다.

1991년 제3회 도쿄대회까지는 4년마다 개최됐지만,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부터 2년 간격으로 자리 잡아 13회째인 대구 대회에 이르고 있다.

◇1980년대 루이스·부브카 '평천하'

1983년 첫 대회는 칼 루이스(미국)와 세르게이 부부카(우크라이나)의 독무대였다.

루이스는 첫 대회에서 100m 결승점을 10초07로 끊고 우승하면서 세계 육상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멀리뛰기에서도 8m55를 날아올라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400m 계주마저 휩쓸어 트레블(3관왕)의 첫 주인공이 됐다.

이후 1991년 제3회 도쿄대회까지 100m와 400m 계주를 3연패하고 멀리뛰기에선 1~2회에서 2연패를 거두는 등 루이스는 세계선수권에서만 금메달 8개를 휩쓸었다.

1개씩 딴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쳐 루이스는 세계선수권에서 무려 메달 10개를 독식했다.

올림픽 무대에서도 그의 전성시대는 계속됐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부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4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 9개, 은메달 1개 등 총 10개의 메달을 거머쥔 루이스는 아직도 '스프린터의 전설'로 통한다.

'인간새' 부브카도 1983년 대회부터 등장해 타의 추종을 허락하지 않는 독주를 계속했다.

부브카는 첫 대회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5m70을 넘어 우승한 데 이어 1997년 아테네 대회까지 세계선수권 6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하지만 루이스와는 달리 부브카는 자신의 명성을 올림픽 무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지독한 올림픽 징크스를 겪던 부브카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금메달을 딴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35차례나 세계기록을 갈아치우며 1994년 작성한 부브카의 기록(6m14)은 아직도 깨지지 않고 있다.

◇1990년대 '총총 주법' 존슨 등장

1990년대 들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달리는 '스타카토(총총) 주법'으로 유명한 마이클 존슨(미국)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1991년 3회 도쿄대회 200m에서 우승한 존슨은 이후 10년간 200m와 400m를 넘나들며 독보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특히 400m에서는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부터 1999년 세비야 대회까지 4연패를 일궈냈고, 200m에서는 1991년 도쿄대회와 1995년 예테보리 대회에서 징검다리 금메달을 안았다.

1993년과 1995년에는 1,600m 계주에서도 우승하는 등 세계선수권에서 긁어모은 금메달만 8개다.

1999년 대회 400m에서 작성한 그의 기록(43초18)은 12년 동안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언터처블'로 남아 있다.

'장거리 신화' 게브르셀라시에는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00m에서 4번 연속 금메달 단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게브르셀라시에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물론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도 10,000m를 석권, 메이저 대회 6연패를 작성해 에티오피아의 육상 영웅이 됐다.

그는 1993년부터 1999년 대회까지 모두 휩쓴 다음 돌연 마라톤으로 전향해 관심을 끌었다.

마라톤에서도 그의 철각은 빛을 발했다.

그는 2006년부터 베를린 마라톤 4연패를 거뒀고, 2008년 이 대회에서 우승하며 세운 2시간3분대의 기록(2시간3분59초)은 불가침의 영역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남자 원반던지기에선 1991년부터 1997년까지 4연패를 일군 독일의 라스 리델이 2001년 캐나다 에드먼턴 대회에서 마지막으로 우승해 10년간 총 5번이나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2000년대 '인간 탄환' 볼트 시대 활짝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100m·200m·400m 계주에서 모두 세계신기록을 세우고 금메달을 싹쓸이했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1980년대 루이스·1990년대 존슨을 능가하는 육상 스타로 부상했다.

볼트는 지난 베를린 대회에서도 각각 100m와 200m에서 9초58, 19초19의 세계신기록으로 정상에 올랐고, 400m 계주에서는 37초31에 그쳤지만, 무난히 3관왕을 달성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달성한 건 칼 루이스(1983년, 1987년), 마이클 존슨(1995년), 모리스 그린(1999년), 타이슨 게이(2007년) 등 4명의 미국 선수에 이어 볼트가 다섯 번째다.

하지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서 잇따라 3관왕에 오른 선수는 볼트가 유일하다.

지난해 아킬레스건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잠시 주춤했던 볼트는 이번 대구 대회에서 '단거리 황제'의 귀환식을 치른다.

볼트의 라이벌인 미국의 간판 스프린터 타이슨 게이도 스타 중의 스타다.

게이는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100m, 200m, 400m 계주를 휩쓸어 트레블을 달성했지만, 다음 대회인 2009년 베를린에선 볼트에 0.13초 차이로 밀려 2인자로 밀려났다.

권토중래한 게이가 볼트의 전성시대를 가로막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대높이뛰기의 여왕인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도 2000년대 들어 탄생한 스타다.

2005년 헬싱키 대회와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우승한 이신바예바는 3연패에 나섰던 2009 베를린 대회에선 안타깝게도 3번 연속 바를 넘지 못해 쓸쓸히 짐을 쌌다.

5m5의 세계기록을 가진 이신바예바는 이번 대구 대회에서 구겨진 명예를 회복하려고 벼르고 있다.

게브르셀라시에의 뒤를 이어 2003년부터 남자 10,000m에서 4연패를 거둔 케네니사 베켈레(에티오피아)도 2000년대 세계선수권대회를 수놓은 스타 중 한 명이다.

베켈레는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28년 만에 5,000m와 10,000m를 동시에 석권한 데 이어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도 두 종목을 싹쓸이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