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아무리 증거를 인멸해도 끝까지 추적해 복원해 내는 것.
바로 과학 수사의 힘입니다.
사망사고를 내고 블랙박스를 지운 버스기사가 어떻게 덜미가 잡혔는지 함께 보시죠.
이종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시내 한 교차로입니다.
위험하게 중앙선을 넘나들던 시내버스가 오른쪽에서 오던 오토바이와 부딪힌 뒤 멈춰섭니다.
사고 처리를 위해 현장에 나온 버스회사 직원이 운전기사와 뭔가 얘기를 나누더니 블랙박스를 조작하기 시작합니다.
<녹취> "(이거 지워버릴까?) 지울 수 있으면 지워버려, 어차피 얘는신호 위반인지 다 아니까."
버스와 부딪친 오토바이 운전자가 숨지자, 신호 위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차량 블랙박스 화면을 지운 것입니다.
버스기사 임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충격으로 기록이 지워졌다고 주장했고 당시 쌍방 과실로 불구속 처리됐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의 저장 파일이 수정된 날짜가 사고 발생 2시간 뒤라는 점을 이상히 여긴 검찰이 재수사를 하면서 조작 사실이 11개월 만에 밝혀졌습니다.
블랙박스 제조업체도 복원이 어렵다고 했지만, 검찰 영상복원센터에서 복원하는 데 성공해 임씨 등 2명은 결국 구속됐습니다.
<인터뷰> 김호준(전주지방 검찰청 검사) : "일방적인 신호위반으로 몰아가기 위해서 영상을 삭제하자고 모의하는 장면이 모두 복원된 것이죠."
차량 블랙박스나, CCTV 화면을 아무리 지워도 범행 증거는 없앨 수 없다는 점을 이번 사건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