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예약 프로그램 추정"…교육부 "업무방해 고발"
시험 종료 직후 경찰 조사 받을듯
"마킹은 다 하고 자겠습니다. 주관식 두번째 답은 14."(2교시 수리영역 시간)
201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는 도중 트위터에서 수험생이라고 자처하는 이의 글이 실시간으로 게재되는 일이 벌어졌다.
10일 오전 트위터 이용자 'spacei****'는 수능 시험이 시작되기 직전 "시험장에 들어가서도 트위터를 계속 할겁니다. 지켜봐 달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 누리꾼은 곧이어 "헐, 언어 듣기 나온다" "아직 반밖에 못 풀었는데"라는 등 마치 시험장 분위기를 생중계하는 듯한 내용의 글을 연이어 올리기 시작했다.
수리영역 주관식 문제 정답이라는 트윗과 "한국지리 모의고사 때 나오던 3차원 표가 또 나왔다"라는 글까지 게시하는 등 오후 3시 현재까지 이 네티즌의 글은 수십개 연달아 계속되고 있다.
이 트윗을 접한 누리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Zeria****'는 "세상에. 지금 수능을 생중계하고 있다"라고 썼으며 'stupid****'는 "이 사람을 신고하면 난리 나지 않겠나"라며 위법성 여부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은 이 누리꾼이 '봇'(bot.트윗 메시지를 컴퓨터에 미리 저장해놓은 뒤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전송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내놨다.
아이디 'airi****'는 "이상한 게…봇으로 돌리는 것 같기도 하다"고 썼으며 "자동트윗 걸어놓고 가신 것 같은데, 되게 유쾌하다"(past***), "이분 덕분에 웃는다"(mh****)며 가벼운 반응이 많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트위터 생중계 논란에 대해 문제지 유형 중 수리 영역 주관식 두번째 답이 14인 경우는 없었다고 확인하면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트윗 메시지의 위법성 여부 등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관계자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살펴본 결과 트윗 내용을 미리 걸어둔 '봇' 프로그램을 활용한 것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봇'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이라면 처벌 가능성은 낮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이 학생이 수험장에 통신기기를 갖고 들어가 계획적으로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이라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현재 이 학생의 신원과 수험장 위치를 확인하고 시험이 끝나는 대로 업무방해로 경찰에 고발할 예정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 학생이 시험장에서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를 소지하지 않고 있다"면서 "예약 프로그램을 통해 트윗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시험이 끝나면 경찰에 인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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