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웃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김장하는 풍경, 보기 흐뭇하시죠?
김치를 사먹는 경우도 많지만 주부들에게 1년 중 가장 큰 행사하면 역시 김장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김장의 최적기를 맞은 요즘, 들썩이는 전국의 표정을 먼저 허솔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제철, 싱싱하게 물오른 배추와 무,
<녹취> "나보다 더 커요, 더 크죠?"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신이 나지만, 너무 떨어진 가격에 농민들에게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인터뷰>상인 : "(배추가) 천 원인데, 천 원 받으면 안 맞아요, 농민들이. 굉장히 작업하기도 힘들고…"
자전거, 쇼핑카트로는 역부족.
<인터뷰> "(누구한테 주려고 사셨어요?) 집사람한테 준다니까요. (왜요?) 김장해야죠."
승합차에 트럭까지 출동했습니다.
<인터뷰> "아들 주고, 손자 주고, 다 줘야되니까요."
짭조름한 맛의 맛깔스런 젓갈들.
’젓갈 관광’이라고 할만큼 전국 각지에서 몰려듭니다.
<인터뷰> "저는 부산에서 왔어요! 사투리로 쓸까요?"
가격이 세 배 가까이 뛴 새우젓, 한 술이라도 더 채워줘야 안심입니다.
자녀들에게 보내 온 정성담긴 김장 김치들..
터지고, 새고, 흐르고..
우체국 직원들은 진땀을 쏙 뺍니다.
<인터뷰>정태환(동서울 우편집중국) : "(김치는) 오다가 발효가 되거든요. 발효가 되면 팽창해서 아이스박스 같이 약한 것은 (터져버려요)"
1년 농사의 반이라는 김장철 전국 곳곳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김장을 하려면 준비할 게 만만치 않죠?
특히 올해는 양념값이 크게 올라서 차라리 사먹는 것이 낫겠다,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어느 쪽이 더 경제적일까요?
디지털 스튜디오 연결합니다.
허솔지 기자!
<기자 멘트>
네, 김치를 사 먹는 경우와 직접 담가 먹는 경우, 비용을 비교해 봤습니다.
포장 김치를 구입한다면 4인가족 기준으로 약 30만 원, 하지만 직접 재료를 사서 김치를 담그면 22만 5천 원이 들어갑니다.
절임 배추를 쓰면 3만 원이 더 들지만 역시 포장김치보다는 쌉니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내가 직접 담근 안전한 김치라는 측면이 부각되면서 김장의 손 맛을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습니다.
이윤희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2백 명 선착순 접수에,
<녹취> "30분 만에 마감됐어요."
강의실은 보조석까지 다 찼습니다.
명인이 들려주는 김장 비법,
<녹취> "멸치 가루나 새우 가루나 둘 중 하나. 두가지 넣으시면 안 돼. 말 안해주려다 해줬네."
한 마디라도 놓칠새라 안간힘을 씁니다.
<녹취> "동치미 보관방법이 따로 있나요? (있죠) 조금만 팁을..조금만"
젊은 직장 여성들은 야간반으로 모여듭니다.
<녹취> "김치 배우려는 분들이 많다보니까 아침 점심 저녁 강의까지.. 오늘 한 번도 못 앉았어요."
농촌경제연구원 설문 결과 올해 김치를 직접 담겠다는 응답이 60%로 지난해보다 6%포인트 늘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절임 배추 판매량은 40% 이상 늘었고, 김치 냉장고는 대용량, 신기능으로 김장족을 유혹합니다.
<녹취> "(어느 정도 들어가요?) 한 70포기에서 80포기 이상 들어갑니다."
무엇보다 먹을거리 불안에, 김치가 최고의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김치 제조업체조차 ’핸드메이드’를 강조할 정돕니다.
<녹취> "우리 김치 먹게 해주세요."
<인터뷰> "이틀만 고생하면 일년이 좋으니까. 행복하니까..맛도 있고 오리지날 태양초 쓰고 제가 해야 믿을 수 있으니까"
김장철, 직접 담근 김치의 손맛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기자 멘트>
어머니가 담근 김치의 손맛은 세대를 잇는 끈이기도 하죠,
김장의 맥,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까요..
30대 초보 주부의 첫 김장 도전을 함께 했습니다.
<리포트>
해 진 저녁. 결혼 6년차 최정연 주부의 첫 도전, 시작은 배추 절이깁니다.
<녹취> "그렇게 하면 손 팍 나가 옳지 그렇게"
본격적인 양념 준비, 다지는 것부터 섞는 것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게 없습니다.
<녹취> "어우 매워 (안경 벗을래?)잠깐... 괜찮아 괜찮아."
속 버무리는 데만 한 시간.
<녹취> "운동장 몇 바퀴 돈 것 같아요."
아직은 가르칠 게 많은 딸...
<인터뷰> "이제 지가 해먹고 살아야 되는데 엄마가 항상 있는게.. 아니잖아요."
그 어떤 김치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엄마의 손맛, 이제는 자신의 아들에게 선보일 차롑니다.
<인터뷰> "(김치 어떻게 먹을꺼야?) 꿀꺽!"
KBS 뉴스 허솔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