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자율고 미달 사태…‘특성화고’가 뜬다

입력 2011.11.24 (22:09)

<앵커 멘트>

올해 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원서접수 결과, 26개 학교 가운데 11곳이 미달돼 3년 연속 미달 사태를 빚었습니다.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학교도 있어서 신입생을 추가모집 한다고해도 정원을 채울 수 있을 지 미지숩니다.

자율고, 무엇인 문제일까요?

유광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부모 김 모씨는 최근 중학교 3학년 아들을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시키려던 계획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중3 학부모 : "등록금이 비싼데 그것에 비례해서 아이들한테 돌아오는 혜택은 일반고와 별 차이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지난해 공업 고등학교에서 자율형 사립고로 전환한 이 학교는 올해 2백 80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녹취>동양고 관계자 : "저희 입장에선 굉장히 어렵고 난처하고 생각지도 않은 일이 벌어져서.."

서울지역은 올해도 11곳이 미달돼, 지난 2009년 자율고 설립 이후 3년 연속 미달 사태가 계속됐습니다.

학부모들이 자율고를 외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반고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임성호(하늘교육 대표이사) : "우수한 학생들이 모이고 거기서 강도높은 교육을 받고자 하는 게 학부모들의 심리죠. 그런데 선발권 자체가 없죠, 지금."

여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가 남녀 공학을 합쳐 7곳에 불과하고, 5백만원 가까이 되는 학비도 미달 사태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녹취>00고등학교장 : "만들지 않아도 될 학교를 만들어놓고 (교과부가) 무책임한 것 아닌가 생각도 듭니다."

교과부는 뒤늦게 학생 정원조정과 지정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했지만, 학생 수요와 학교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앵커 멘트>

이에 비해 취업에 집중하는 특성화고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원자의 내신성적은 학교에 따라 10점에서 최고 30점까지 높아지고 2백점 만점에 백90점 이상인 상위권 학생의 지원이
늘었습니다.

취업률이 높고, 대학별로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확대 시행하는 것도 한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이어서 김가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최근 특성화고 진학이 확정된 정소현 양은 반에서 1,2등을 다툽니다.

담임 선생님은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을 추천했지만, 소현 양은 빠른 사회 진출을 선택했습니다.

<인터뷰>정소현(내동중 3학년) : "대학 간다고 무조건 취업되는 것도 아니고 특성화고에 진학해서 제 꿈에 먼저 한 발 다가가고 싶고.."

정양이 합격한 이 학교의 올해 지원자 평균 점수는 지난해보다 12점이 높습니다.

내신성적 170점 이상 학생은 지난해보다 세 배 늘었고 180점 이상 학생도 40명에 이릅니다.

신입생 정원이 450명인 이 특성화고에는 올해 지원자가 7백 명가량 몰렸습니다.

지난해에는 미달이었지만, 취업률 높은 학과로 개편하면서 단번에 인기 학교로 탈바꿈했습니다.

또, 취업 특별반을 운영하는 등 취업 준비생 교육을 강화해 올해 고3 취업률이 43%에 이릅니다.

<인터뷰>양학기(성보정보고 교사) : "중학생, 졸업생, 교사 대상 설문조사와 지역에 있는 기업들의 직무분석까지 벌여 학과를 개편한 것이 요인.."

이와 함께, 많은 대학이 산업 현장에서 일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확대하면서 특성화고의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가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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