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내년도 병원 전공의들의 진료과 지원이 마감됐습니다.
올해 지원 현황을 보면 외과가 절반 가까이 미달이고, 흉부외과는 정원의 62%, 산부인과는 44%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생명과 직접 관련된 특정 진료과에 대한 기피현상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하루에 2-3시간밖에 자지 못한다는 외과 전공의 2년차 김우람 씨.
같이 수련을 시작한 외과 전공의 18명 중 4명이 도중에 외과를 그만뒀습니다.
<인터뷰>김우람(외과 전공의) : "24시간 당직을 서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을 견디지 못하고 나가는 사람이 많습니다."
지방 대학병원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합니다.
2년째 산부인과 지원자가 없어 전공의 3년차 혼자서 병동을 지킵니다.
<인터뷰>정주은(산부인과 전공의) : "70명 정도 입원했는데 전공의가 저 혼자라서 불만사항을 다 들어드리고 빨리 해결해드리는데 조금 무리가 있는 점들이 사실입니다."
이런 기피전공과의 지원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관련과의 전공의 월급을 2배까지 올렸습니다.
하지만, 외과 지원율은 오히려 3년 새 13% 포인트 떨어졌고, 흉부외과만 11% 포인트 증가했을 뿐입니다.
전공의 월급을 올려주는 유인책이 거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정작 전문의를 취득한 뒤에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정성운(부산대병원 흉부외과 교수) : "어렵게 수련을 마치고 나서 잘 배웠던 것을 베풀 수 있고 아픈 환자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먼저 이뤄줘야겠다는…"
의료 환경 변화에 맞춰 전공의 정원을 조정하고 근무시간 상한제 도입 등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를 막는 대책이 시급합니다.
<인터뷰>이창준(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장) : "진료 수요를 파악해 분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고 거기에 맞춰 전공의 정원 조정을 진료과목별로 다시 검토를 할 계획입니다."
고질적인 특정과 기피현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외국에서 의사를 들여와야 할 날도 멀지 않아 보입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