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주차장’ 20년 전 규격…“차에서 못 내려요”

입력 2011.12.27 (22:05)

<앵커 멘트>

아파트에 살면서 주차장이 좀 비좁지 않나 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차는 점점 커지는데 주차장 규격은 20년 전 그대롭니다.

작은 옷 억지로 껴 입은 셈이죠.

지형철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입니다.

10년 넘는 운전 경력자도 언제나 주차가 고역입니다.

<녹취> "아휴 좁아서..."

간신히 차를 세운 뒤에는 내려서 짐 꺼내는게 쉽지 않습니다.

<인터뷰> 장덕엽(운전자) : "이렇게 좁아가지고 문을 열고 나오게 되면 옆에 차가 부딫힐까봐 그러면 기스날까 싶어서 그것도 조심스럽고..."

현행 주차장 규격은 폭 2.3미터.

주차장법 규정이 1990년 만들어진 뒤 20년 넘게 그대롭니다.

반면. 같은 기간 차는 계속 커져 1990년 엘란트라에 비해 같은 차종인 아반떼는 6%, 1985년 출시된 쏘나타는 5% 넓어졌습니다.

기둥이나 벽이 있어도 2.3미터 규격은 똑같습니다.

한쪽이 벽인 주차공간인데요, 제가 직접 주차를 해 보겠습니다.

보시다시피 이처럼 공간이 너무 좁아서 코트로 차체를 다 쓸고 나서야 간신히 내릴 수 있습니다.

그나마 이 규격마저 지켜지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한 주상복합 건물 주차장. 한 칸이 2.3미터에 못 미칩니다.

<인터뷰> 김형준(건축사) : "설계 당시에는 2.3미터에 맞춰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시공하는 과정에서 기둥이 좀 더 두꺼워 진다든지, 마감재가 붙는다든지..."

소형차가 많은 유럽도 영국2.4, 프랑스 2.5미터로 우리보다 넓고 이웃 일본 도쿄는 30% 넘는 주차면을 2.5m 보다 넓게 만들어야 합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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