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편의점 2만 개 시대…폐업도 속출

입력 2012.02.10 (21:59)

<앵커 멘트>

동네 골목마다 편의점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죠?

지난 2000년 670여 곳에 불과하던 편의점이 지난해는 2만 곳을 넘어섰고 시장 규모도 2조 원으로 커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는 가맹점 또한 적지 않습니다.

그 속사정을 김진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관악구청 앞 대로변.

300미터 거리에 편의점 9개가 몰려 있습니다.

인근 주택가엔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 마주보고 있을 정도.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속속 창업에 나서면서 그 수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덕우(부장/편의점협회) : "사업 경험 없이 할 수 있고 본부에서 인테리어 시설이라든가 판매용 집기류를 무상으로 지원해주니까..."

본사의 지원을 믿고 2년 전 편의점을 시작한 55살 박모 씨.

하지만 인근에 같은 브랜드 편의점이 들어서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습니다.

로열티를 제하고 남은 이익금 65%에서 유지보수비 등 20여 가지 가맹점 부담 비용을 빼면 실수령액은 0원.

인건비에 임대료까지 더하면 매달 백만원 넘게 적자, 전기 요금이라도 줄이려고 24시간 영업도 포기했습니다.

<인터뷰> 박00(편의점 점주) : "입에 풀칠하려고 했던 게 거꾸로 지금 덫에 걸려가지고 ...그야말로 눈물로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같은 영업 부진으로 폐업하는 편의점도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폐업을 하기도 쉽지 만은 않습니다.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할 경우 물어야 하는 위약금 때문입니다.

<녹취> 편의점 점주(음성변조) : "그만두려면 위약금 내라. 4년 같으면 4천만 원 그걸 물어주고...위약금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50만 원 벌면서 하고..."

편의점 본사는 시설비 등 지원비용 때문에 위약금을 물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인터뷰> 윤철한(국장/경실련) : "(본사가 제시한) 예상 매출액이 터무니없이 실제와 틀릴 경우에는 일정 부분이 가맹본부가 보전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의점 2만개 시대에 한숨짓는 가맹점들.

출점 경쟁보다는 점주들의 수익 확보 방안이 더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진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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