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경복궁 뒤편의 북악산은 조선왕조가 한양을 수도로 정할 때 풍수지리의 중심축으로 삼았던 곳입니다.
여기에 군사시설 공사가 한창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구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광화문, 경복궁과 한 축으로 이어진 북악산,
왕궁을 수호한다는 풍수 철학의 원리를 담고 있어서 산 전체가 문화재입니다.
하지만, 산 한쪽에서 절개 공사가 한창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지하 1층 지상 2층의 군 막사를 짓는 겁니다.
역사 전문가들은 북악산의 역사문화경관이 심각하게 훼손된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만열(숙명여대 명예교수) : "풍수지리설 상으로 보면 용의 목에 해당하는 곳에 비수를 찌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공사를 허가한 문화재청의 조사가 형식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황평우(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지질과 수목 전문가만이 와서 조사를 했고 문화재위원회에 올렸어요. 국가 사적인 지역과 명승인 지역에 대한 종합조사가 안됐다는 거죠."
군은 기존 막사가 낡아서 신축해야 하지만, 다른 부지를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덕수(대령/수도방위사령부 정훈공보참모) : "작전적으로 경계업무를 수행할 여건을 제공하고, 현재 상태에서 자연훼손이 가장 적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현재 지점을 선정했습니다."
북악산 관리를 맡고 있는 서울시와 종로구는 한양 도성을 복원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겠다면서도 성곽보호구역에서 불과 30미터 떨어진 이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아무 의견도 내지 않았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