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황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레미 린(191㎝·뉴욕 닉스) 같은 선수가 한국에서도 나올 수 있을까.
프로농구 원주 동부의 강동희 감독은 "한국 농구의 기술에 신장만 받쳐 준다면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낙관했다.
강 감독은 11일 서울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최근 NBA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는 린에 대해 "한 템포 빠른 슈팅 타이밍에 흑인 같은 유연함을 겸비했다"며 한국에서도 그런 선수를 배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타이완계인 린은 최근 NBA에서 혜성처럼 나타나 소속팀 뉴욕 닉스의 4연승을 이끈 신예다.
린은 ‘걸어 다니는 만리장성'으로 불리던 야오밍(229㎝·중국)이 은퇴한 뒤로는 동양인의 활약을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NBA에서 4경기 연속 20득점 5어시스트, 슛 성공률 50% 이상을 기록하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1주일 전만 해도 벤치 멤버였던 린은 팀의 주전인 카멜로 앤서니와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부상으로 빠진 틈을 타 출전기회를 얻어 올 시즌 NBA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38득점 7어시스트를 달성, LA 레이커스의 최고 스타인 코비 브라이언트와의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둬 팬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다.
강 감독도 최근 방송 중계를 통해 린의 활약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그는 농구에서 신장이라는 요소가 끼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만약 김승현(178㎝·삼성)이나 은퇴한 이상민(183㎝) 같은 기술을 가진 선수의 키가 190㎝을 넘는다면 한국에서도 린과 같은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대 때 허재(전주 KCC 감독) 형이 슈팅가드가 아니라 포인트가드 역할을 했다면 NBA에서 식스맨 정도 자리는 차지했을 것"이라며 "나도 키가 190㎝이 넘었다면 NBA에서 통했을 것"이라고 말해 취재진들의 웃음보를 터뜨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