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가볍게 5연승 질주..레더·함지훈 '찰떡 콤비' 기대
센터 함지훈(28)이 가세한 울산 모비스가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모비스는 12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원정경기에서 인천 전자랜드를 꺾고 5연승을 질주했다.
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을 마친 함지훈이 지난 4일 고양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합류한 이후로는 4연승째다.
골밑이 든든해진 모비스는 외곽도 살아나면서 어느 팀도 함부로 대적할 수 없는 전력을 갖춰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연승의 원동력에 대해 "골밑에 함지훈이 와서 다른 선수들이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도 이날 함지훈이 가세한 모비스와 올 시즌 처음으로 맞붙고 나서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모비스가 골밑이 강해진 것은 일단 사실"이라며 "리바운드가 되니까 속공도 좋아지고 각자 맡은 역할을 더 자신 있게 수행했다"고 설명했다.
모비스는 함지훈이 오기 전까지 올 시즌 3점슛이 경기 평균 5.4개에 성공률 35.4%였다.
그러나 그의 가세 이후 3경기에서는 평균 10개에 성공률 42.8%로 양과 질이 동시에 높아졌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는 전자랜드가 외곽포를 의식한 수비를 펼친 탓에 3점포가 4발에 그쳤다.
함지훈이 아직 조직력에 완전히 흡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모비스의 상승세는 다른 구단에 더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유재학 감독은 "일단 6강 플레이오프는 안정권이라고 보고 남은 정규시즌 경기는 변화한 팀의 조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골밑 콤비인 함지훈과 외국인 센터 테렌스 레더의 동선이 아직 완벽히 정리되지 않은 데다 포인트가드 양동근도 새로운 공격 루트를 익혀야 할 숙제가 있다는 설명이다.
모비스의 상승세가 아직 '맛보기'에 불과하다는 이런 자신감은 함지훈도 공유하고 있었다.
함지훈은 "체력은 충분하지만 경기 중에 팀의 수비전술을 깜빡깜빡 놓칠 때가 있어 정신을 더 차려야 한다"며 "경기를 계속 뛰어갈수록 레더와 골밑 호흡이 더 잘 맞아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혈질 성격 탓에 한때 '코트의 악동'으로 통한 레더와 마음을 터놓고 '찰떡 콤비'로 활약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함지훈은 "과거 레더가 삼성에서 뛸 때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일삼는다는 생각 때문에 맞대결이 불쾌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올 시즌에 함께 뛰다가 보니 승리욕이 너무나 강해서 그런 색깔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레더와 좋은 친구가 됐다고 설명했다.
모비스가 연승 과정에서 삼은 제물은 지금까지 오리온스, LG, 전자랜드, SK 등 중하위권 구단이다.
환골탈태한 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수 있는 전주 KCC, 부산 KT, 안양 KGC인삼공사, 원주 동부 등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저력을 뽐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