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취사하다 불 ‘1명 사망’…대형참사 모면

입력 2012.02.12 (21:48)

<앵커 멘트>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불이 나 50대 한 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대피했습니다.

공간이 워낙 협소하고 소방시설도 부족해 더 큰 참사로 번질 뻔 했습니다.

서병립 기자입니다.

<리포트>

창문 틈으로 연기가 쉴새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고시원 안은 10분도 안 돼 연기로 가득 차 소방관들도 진입에 애를 먹습니다.

<인터뷰> 서영숙 : "검은 연기가 나와서 불이 났구나 싶어 제가 신고를 했죠."

그러나 이곳에 살던 50살 한모 씨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유독 가스에 질식해 숨졌습니다.

불이 시작된 곳은 방안에 있던 전기 취사 도구.

물을 끓이는 제품에 김치찌게를 데우다 과열되면서 불꽃이 옆에 있던 이불에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보니, 불은 순식간에 옆방으로 번졌습니다.

이 곳은 고시원이 갖춰야 하는 방화시설이 부족했습니다.

스프링클러 등 자동소화장치는 물론 각 방마다 있어야 할 소화기도 없었습니다.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독서실로 신고해놓고, 불법으로 칸막이를 세워 고시원으로 영업했기 때문입니다.

<녹취> 노원소방서 : "고시원 영업을 하려면 소방서에서 완비 증명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걸 받지 않은 대상이에요, 적법한 소방 시설을 갖추지 않았죠."

그나마 최초 발견자가 재빨리 안에 있던 10여 명을 대피시켜 겨우 대형참사를 면했습니다.

경찰은 건물주 등을 상대로 건물 용도를 변경한 경위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KBS 뉴스 서병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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