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대형건설사, 그룹 공사 독식 심각

입력 2012.03.07 (21:59)

<앵커 멘트>



국내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라고들 하는데요. 건설 수주물량은 줄어들고 돈줄이 막히면서 국내 백대 건설사 가운데 22개 회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상태에 있습니다.



하지만 대기업 집단에 속해있는 대형 건설사들은 그룹사의 제식구 챙기기에 힘입어서 막대한 공사물량을 독식하며 안주하고 있습니다.



정창준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삼성에버랜드가 사용할 물류센터 건설현장입니다.



지난해 9월 같은 그룹 계열사인 삼성물산이 405억 원에 수주했습니다.



바닥 다지기 공사가 한창인 SK네트웍스 신사옥.



이 건물도 지난해 말 그룹계열사 SK건설이 수주했습니다.



건설업계의 고질병, 재벌 그룹의 제식구 챙기깁니다.



<녹취> 대형건설사 관계자 : "계열사지만 오너는 어차피 똑같은 사람인데..수의계약 형태이면서도 건설사 입장에서 좋은 가격에 수주를 받는거죠."



KBS가 입수한 지난해 건설사별 국내 수주 현황입니다.



삼성물산은 국내 수주액 7조 5백억의 35%인 2조 4천 5백억원이 그룹공사이고 GS건설은 26%가 그룹관계사 공사입니다.



포스코건설은 6조 3천 백억 중 43%인 2조 7천 4백억, SK건설은 국내 수주의 39%가 그룹공사액입니다.



이같은 물량 몰아주기식 수주는 대부분 수의계약으로 이뤄집니다.



그 결과 계열사의 기숙사나 식당, 심지어 1억원짜리 무대 등 고도의 시공능력이 불필요한 단순공사까지 그룹 내 건설사가 독식하게 됐습니다.



재벌그룹 관련 공사는 입찰 기회마저 봉쇄당한 중소건설사들...



일감 부족에 따른 자금난을 피할 수 없습니다.



<녹취> 중견 건설사 관계자 :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치열하게 입찰경쟁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계열사 물량엔) 입찰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지만 발주 물량 정보조차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난해 국내 민간공사 수주 총액은 74조원, 이 가운데 약 20%는 재벌 계열사 물량입니다.



<인터뷰> 김민철(국토연구원 건설경제 책임연구원) : "사회적 책무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것을 해야 되겠고 그 기본은 공정경쟁, 더 적극적으로 나가면 동반성장이 돼야 합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중소건설사의 수주 가뭄이 심각한 가운데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건설업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창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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