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어린이집 들어가기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2.03.07 (22:00)

<앵커 멘트>



요즘 어린이집에 아이 맡기기가 정말 힘들다고 합니다.



어린이집의 무상보육을 신청한 0세부터 2세까지의 영유아 수가 지난해 13만 명에서 올해는 30만 명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달부터 보육비용을 전액 정부가 지원해 주면서 벌어진 현상입니다.



준비 안 된 정책이 어떤 혼란을 가져오는지, 이경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어린이집, 종이접기 놀이가 한창입니다.



아이들 중에는 엄마가 집에서 돌보다가 최근 들어 어린이집에 맡긴 경우도 많습니다.



이달부터 어린이집이 무상이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성혜경(서울시 양천구 신정동) : "지원되는 데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엄마들 사이에서 그거 안 받으면 바보 아니냐..."



이 때문에 정원이 79명이던 이 어린이집은 대기자수만 6백 명을 넘습니다.



<인터뷰> 강인화(넓은집 어린이집 원장) : "부모님들이 적절한 시기에 들어오지 못하셔서 불만이 굉장히 많으시고 저희 입장에서도 안타깝죠."



정작 어린이집 이용이 다급한 맞벌이 부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인터뷰> 유동원(맞벌이 부부) : "가까운 어린이집은 정말 힘들고요. 여러군데 지원을 했는 데도 들어가기 힘든 상황..."



정부는 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복지부는 집에서 돌보는 경우도 양육비를 지급해서 어린이집 이용을 줄이고 필요할 때만 맡기는 ’일시 보육제’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가정보육과 시설보육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조남권(복지부 보육정책관) : "지역에 따라 대기자가 있는 어린이집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는 우선 입소토록 하였습니다."



혼란의 원인은 정치권이 제공했습니다.



어린이집 시설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상보육을 실시할 경우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측하지 못한 겁니다.



<인터뷰> 최재성(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복지정책을 확대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이라 할 수 있겠죠. 좀 더 심사숙고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관점에서 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의 복지 향상을 위해 무상보육의 확대는 앞으로도 불가피한 만큼, 국공립 보육시설이 확충이 시급한 과제가 됐습니다.



KBS 뉴스 이경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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