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日 원전 없는 세상?…그 과제는

입력 2012.03.09 (21:59)

수정 2012.03.09 (22:59)

<앵커 멘트>



<인터뷰> 간 나오토 (당시 총리) : " 하마오카 원전의 모든 원자로의 운전정지를 중부전력 측에 요청합니다."



1년 전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사고 두달 후에 있었던 간 나오토 당시 일본 총리의 발언입니다.



이로써 일본의 원전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하고, 탈원전 정책의 첫 걸음을 내딘 셈인데요.



오늘 이슈앤뉴스에서는 일본의 탈원전 정책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원전 정책의 변화를 알아봅니다.



먼저 도쿄 홍수진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후쿠시마 원전 20km 내 경계구역은 이젠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됐습니다.



사고 전 5500명이 살던 주변 마을도 방사능 공포로 주민 2백명 만이 돌아왔을 뿐입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일본 내 원전 54기 대부분은 지진위험성이나 정기 점검 등을 이유로 멈춰, 가동 중인 것은 두 기 뿐입니다.



다음달이되면 이마저도 멈춰, 원전 제로가 됩니다.



일본 정부는 원전의 가동기간을 최대 60년으로 제한하고 수명이 다하는 원전을 폐쇄하는 방식으로 장기적인 ’탈원전’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지금 멈춰선 원전의 재가동을 포기하고, 원전을 폐쇄하자는 운동이 활발합니다.



<인터뷰> 미우라(이바라키현 주민) : "아무래도 원전이 없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도카이무라 제2원전 주변에서는 최근 규모 5가량의 지진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원전 폐쇄 요구가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탈원전 흐름은 거세지만, 당장은 전력공급의 30%를 차지하는 원전을 대신할 에너지가 없다는 게 일본의 고민입니다.



<앵커 멘트>



원전에서 탈피하려는 일본은 대체 에너지 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개발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업자들을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권혁주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화산 열도로 불리는 일본, 원전사고 이후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지열입니다.



자원량 세계 3위, 2천만 킬로와트에 달하지만 증기가 나오는 열원이 대부분 국립공원 등 특별지역에 있어 개발이 금지돼왔습니다.



우에노다이 지열발전소입니다



일본에서는 유일하게 특별구역의 증기를 빼내 발전하고 있습니다.



특별구역 밖에서 경사로 구멍을 파 이례적으로 허가를 받은 것입니다.



<인터뷰> 동북전력 기술부장 : "파란 선이 실제 굴착거리입니다만 1750미터,곧바로 위에서 파면 1300미터 입니다"



또 달리는 선로 위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태양광 전문 외국기업을 인수한 이 회사는 오카야마현에 태양광 발전소 4개를 세울 계획입니다.



<인터뷰> 태양광 개발업자 : "꼭 우리들은 비즈니스로 살려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민간회사들의 참여는 ’재생가능 에너지매입법’으로 유도할 방침입니다.



이 법에 따라 올 7월부터 전력회사는 민간회사가 발전한 전력의 전량을 20년 동안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합니다.



현재 태양광과 풍력, 지열 등 일본의 자연에너지 비중은 1%가 채 안되는 상황, 이를 2020년까지 20%로 높인다는 계획 아래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일본이 대체 에너지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원전을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일본이 31년 만에 무역 적자를 낸 이유도 상당 부분 여기에 있습니다.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김개형 기자가 설명합니다.



<기자 멘트>



일본에서 원전 가동은 멈췄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정부의 기대만큼 줄지 않았습니다.



석유 등 수입하는 화력 에너지에 더욱 의존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일본의 원유 수입은 20% 넘게(21.3%) LNG 수입도 40% 가까이(37.5%) 늘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31년 만에 처음으로 무역 적자를 기록했는데요,



엔고 등으로 인한 일본 제품의 경쟁력 저하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에너지 수입이 늘어난 것이 주요한 원인입니다.



당장 경제에는 부담이지만 일본을 비롯해 독일과 스위스, 태국 등은 원전을 없애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당장 없애는 것은 아니고 10년, 20년 장기적인 계획 아래 원전을 폐쇄한다는 겁니다.



반면 원전 강국인 미국과 프랑스, 중국, 러시아, 인도 등은 여전히 원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고, 한국 정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국내에서 가동되고 있는 원전 안전 문제는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데요.



당장 중요하게 살펴봐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이재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내 첫 원전 고리 원자력발전소, 대형 해일에 대비해 방벽을 높이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일본 원전사고 이후 시작된 50가지 안전대책 중 하납니다.



<인터뷰> 박복옥(고리3.4호기 토건실장) : "이 철근으로 여기까지 수평으로 만들어서 새로운 철근으로 해서 옹벽을 10미터까지 올리는..."



21기의 원전 발전량은 전체의 31%...



정부는 매년 5%씩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비해 13기를 추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인터뷰> 이관섭(지경부 에너지자원실장) : "원전에 대한 정부 방침은 변한게 없습니다. 2030년까지 설비용량 40%로 늘릴 방침..."



문제는 커져가는 원전 불안감.



월성 1호기의 연장 운영 반대도 같은 맥락입니다.



잇단 원전 고장과 사고원인 설명부족이 불안심리를 부채질했습니다.



SNS 등을 통해 원전정보를 낱낱이 공개하는 유럽과 대비됩니다.



<인터뷰> 김숭평(조선대 원자력공학과 교수) : "조그마한 것도 간과하지 않고 알려준다는 투명성이 만들어짐으로서 발전소를 보는 시각이 부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뀌지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전성 시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진,해일 등에 대비한 설계강화, 위기 시나리오별 대응책 마련과 함께 투명한 원전 운영이 중요합니다.



KBS 뉴스 이재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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