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우리 고유종이지만 크기가 작아 상품성이 없는 토종 홍합이 서해 홍합 어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습니다.
수온이 높아진 결과로 보이는데 일반 홍합의 수확량이 급감해서 어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황정환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해 대표적 홍합 생산지인 충남 보령 앞바다 녹도.
바위마다 아스팔트를 깔아놓은 듯 작은 홍합이 새까맣게 뒤덮었습니다.
호미로 긁어내자, 한 무더기씩 떨어져 나옵니다.
<인터뷰> 신동성(녹도 주민) : "이거 보세요. 이것들이 이렇게 가죽처럼 더덕더덕 붙어 있으니, 다른 것들이 살 수 있겠어요?"
주변 무인도에도 눈에 보이는 바위마다 홍합 무리가 점령했습니다.
자생은 했지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토종 홍합입니다.
즐겨 먹는 유럽산 '지중해 담치'보다 크기도 작고, 속살도 없어 상품성이 없는 것입니다.
이 토종 홍합은 3~4년쯤 전부터 개체 수가 늘기 시작하더니, 작년 연말부터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수온 상승이 주요 원인인데, 식물성 플랑크톤이 줄어든 것도 작용했습니다.
<인터뷰> 임현정(서해 수산연구소 연구관) : "수온 여건이 안 맞으면 2번 산란하고 끝나던 것이, 계속 수온이 높은 상태로 유지가 되니까 (산란이 계속됩니다.)"
어민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인터뷰> 박경수(녹도 어촌계장) : "(올해) 홍합 채취량이 1/2로 줄었고, 이 홍합을 제거를 안 하면 앞으로도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외래종이 점령한 서해에 토종이 돌아왔지만, 오히려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