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이달 말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외교의 달인으로 불리는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이 자문단 자격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키신저 전 장관은 아흔 살 가까운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국제 관계에 대한 통찰력 있는 발언들을 쏟아냈습니다.
양영은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핑퐁외교로 중국이라는 죽의 장막을 뚫은 헨리 키신저...
최고의 외교 전략가답게 중국 문제는 물론, 북한, 한국, 미국 등 국제 관계에 대해 거침 없이 견해를 밝혔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의견엔 동의하지 않는다며 동반자 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헨리 키신저(전 미국 국무장관) : "중국과 미국이 신속하게 의견 교환을 해서 갈등을 빚을 문제의 소지들을 예방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국과 중국의 우호 관계에 대한 미국의 지지 입장도 밝혔습니다.
<인터뷰> "미국은 한중 우호 관계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중국도 한미 관계에 걸림돌이 된 적이 없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 없인 미국과의 관계도 좋아질 수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인터뷰> "시라큐스 세미나에서도 북한 관리들에게 핵을 포기하고 남한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다시 한 번 이야기했습니다."
통일에 대해선 독일의 경우처럼 예상하지 못하다 갑자기 맞게 될 수 있다며 특히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잘 이용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최근 '중국 이야기'라는 책을 낸 키신저는 올 해 새로 들어설 중국 지도부는 몇 백 년만에 최초로 '평화로운 중국'을 경험한 세대라며, 기대를 가지고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KBS 뉴스 양영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