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운전학원 함께 짜고 수강료 대폭 인상

<앵커 멘트>

운전면허 수강료가 너무 비싸 정부가 교육 시간을 줄이게끔 했더니 학원들이 '담합'이라는 꼼수를 부렸습니다.

시간당으로 따져보니 오히려 수강료가 올랐습니다.

김현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몇 년 전 운전면허증을 딴 직장인 이다솜씨, 운전학원에 낸 수강료만 90만 원으로 부담이 컸습니다.

<인터뷰>이다솜(23살) : "운전학원 수강료가 너무 비싸다고 생각은 했지만 다녀야만 면허가 나오니까 다닐 수 밖에 없었죠."

이 부담을 덜어주려고 정부는 지난해 6월 운전면허의 의무교육시간을 25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입니다.

수강생들에겐 희소식이었지만 수입이 줄게된 운전학원엔 비상이 걸립니다.

제도 시행 한달 전 서울의 운전학원 관계자들이 강남의 한 대형음식점에 모입니다.

모임 이후 7개 운전학원은 비슷한 수강료를 신고합니다.

75만 원에서 78만 원 정도이던 수강료를 43만 원에서 47만 원으로 낮춰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시간당으로는 3만 원대에서 5만 원대로, 최고 97%까지 올렸습니다.

공정위는 담합혐의로 서울지역 7개 학원에 과징금 18억 4천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인터뷰>조홍선(공정위 카르텔 조사과장) : "서울지역 학원들이 가격을 인상함으로써 다른 전국에 있는 운전학원들이 이를 계기로 일제히 시간당 수강료를 인상하게 됐기 때문에 이번 담합의 피해는 상당히 크다고 하겠습니다."

<녹취>운전학원 수강생 : "저는 갓 졸업해서 수강료가 부담돼서 부모님께 손벌렸는데 담합해서 돈을 올렸다는 것 자체만으로 언짢고 화가 나요."

그러나 운전학원들은 공정위의 조사 결과를 부인하며 반발하고 있어 법적공방도 예상됩니다.

KBS 뉴스 김현경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