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서 ‘아열대 흡혈 거머리’ 첫 발견

입력 2012.03.26 (22:06)

<앵커 멘트>

거머리는 물에서나 사는 걸로 알았는데요.

열대림에서나 볼 수 있는 육상 흡혈 거머리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발견됐습니다.

백진원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국토 남서쪽 끝 가거도, 비가 자주 오고 겨울에도 영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때문에 일 년 내내 상록활엽수의 아열대림이 울창합니다.

이 숲 속에서 희귀한 산거머리가 발견됐습니다.

앞,뒤 양끝의 빨판을 번갈아 바닥에 붙여가며 몸을 길게 늘여 빠르게 이동합니다.

길이는 약 3~4센티미터, 사람이나 동물이 지나가면 어느새 달라붙어 피를 빨아 먹습니다.

물속이 아니라 육상에 사는 흡혈 거머리가 발견된 것은 국내에서 처음입니다.

<인터뷰> 서홍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필리핀이나 대만쪽에 많이 분포하는데 철새들이 이동할 때 철새를 따라 가거도까지 왔다가 낙하돼 생존해서 번식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거머리를 채집해 혈액을 분석한 결과 사람과 생쥐, 족제비와 새들의 피를 빨아먹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직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야생동물의 질병을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도 있습니다.

<인터뷰> 서홍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아열대성 기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산거머리가 다른 지역에서도 이동이 되면 분포해서 서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도 최근 육상 거머리의 전국적인 확산으로 골치를 앓고 있어, 기후변화로 아열대화가 진행되면서 흡혈 거머리의 상륙이 우려됩니다.

KBS 뉴스 백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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