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진단] 무상보육 ‘돈 가뭄’…재정 부실 현실화?

입력 2012.03.28 (22:01)

<앵커 멘트>



영유아 무상교육 혜택을 확대한다?



얼핏 아이있는 가정에 반가운 소식처럼만 들리죠.



하지만 그 돈을 다 어디서 가져 올까요?



선거를 겨냥해 내놓은 포퓰리즘 정책이 결국 지방재정에 큰 부담이 될 거라는 우려가 매우 높습니다.



김상협 기자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의 한 어린이집입니다.



지난해까진 소득 하위 70%인 가정의 자녀에게만 보육비를 한 달에 20만원 지원했지만 올해부턴 달라졌습니다.



0세부터 2세까지와 만 5세 자녀는 부모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 지원 대상이 된 것입니다.



<인터뷰> 이경자(춘천 꿈초롱 어린이집 원장) : "옛날엔 꼭 일 하시는 분들만 어린이집에 맡긴다고 했는데 요즘엔 문의가 들어오는게 2-3시간만 맡기겠다."



문제는 강원도가 부담해야할 비용, 보육비의 절반을 지방비로 부담해야 되는데 이 돈만 150억원이 넘을 전망입니다.



<인터뷰> 김남준(강원도 여성청소년가족과 보육지원담당) : "무상보육에 따른 재정부담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희 강원도같은 경우도 지금 무상보육 확대에 따라서 전년대비해서 152억 정도의 예산이 증가가 되고 있습니다."



무상보육을 비롯한 주요 복지정책들은 서울을 제외하곤 정부와 지자체가 반반씩 나눠 사업비를 분담하는데, 올해는 4천 3백억 원 정도를 지자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형편입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재정이 부족한 가운데 보육비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며 이 돈을 국가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인터뷰> 박준영 (전남도지사/전국 시도지사협의회 의장) : "(0세-2세 보육) 예산을 확정하면서 지방이 부담을 해라, 이걸 마련할 길이 없어요. (정부가 확정을 했으면) 전액 국비로 하는 것이 취지에 맞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는 영유아 무상보육이 확대되는데 따른 지방재정 부담을 정부가 책임져 줄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서를 내일 발표하고 국무총리를 항의 방문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상협입니다.



<앵커 멘트>





무상보육 정책은 더 확대됩니다.



내년엔 3~4세 아동까지 전 계층에 걸쳐 보육료를 지원해 줍니다.



이것만 따져봐도 연간 4조 8천억 원이라는 예산이 더 들어갑니다.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만큼 재정 대책도 세워두긴 한 걸까요?



김준호 기자가 짚어 봅니다.

<리포트>



문제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당초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안에는 5세 아동 보육료 확대안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30일 국회가 갑자기 0-2세 아동 보육료 지원을 전계층으로 확대하는 안을 통과시킵니다.



예산도 알아서 3698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인터뷰> 김성호(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정책연구실장) : "국회가 느닷없이 이 사업 확대에 대해 통과를 시켰습니다. 올해 예산에는 시도나 시군구에서 반영할 수 없었죠."



소요 예산의 절반은 앞으로 지자체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



문제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여건이 크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가장 높은 서울은 90%에 이르지만 가장 낮은 전남 신안군은 불과 8%...



그나마 해가 갈수록 재정자립도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재정 여건이 가장 나은 서울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서울시 관계자(음성변조) : "앞날이 난감해요, 돈이 없어서...국가에서는 막 생각 없이 정책만 쏟아내고 있고...사전협의요? 전혀 없었어요."



지자체의 반발이 확산되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앙정부와 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총리실 산하에 아동보육료 해법을 찾기 위한 태스크포스도 설치됐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사태가 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재정 부실이 현실화된 첫 사례에 불과하다는데 있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쏟아지는 정치권의 선심성 복지공약들.



앞으로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KBS 뉴스 김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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