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대학 졸업생 90% B학점…인플레 심각

입력 2012.03.30 (22:00)

<앵커 멘트>

지난해 전국 백82개 4년제 대학 졸업생들의 90% 정도가 B학점 이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국공립대학 졸업생은 B학점 이상이 94%나 됐습니다.

대학가 학점 인플레 현상의 실태와 원인을 이영풍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졸업을 앞둔 대학 4학년생 박정훈 씨는 최근 시험 감독관의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뷰> 박정훈(대학 4학년) : "어떤 교수님은 아예 시험 보기 전에 C 제로나 C 플러스 나와서 성적 잘못 받을 것 같으면 시험지에 미리 이야기하라고 하셔요."

이럴 경우 아예 D나 F학점으로 처리돼 재수강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이렇게 졸업대신 재수강으로 학점을 높이는 이른바 대학 5학년생들도 늘고 있습니다.

<인터뷰> 박민지(대학 3학년) : "본인이 총점 4.5점에서 만족을 못하면 점수를 내려서 1학년 더 다니고 총 점수 올리고 더 다니고 그게 5학년이죠."

2011년 전국 182개 대학 졸업생의 평균 A학점 비율은 34%.2% B 학점은 55.2%로 거의 졸업생의 90%가 B학점이상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범대의 경우 졸업생 절반이상이 A학점을 받았고 국공립대는 평균 A학점 취득자가 40% 사립대는 32%로 나왔습니다.

재수강할 경우 예전 학점이 아예 사라지는 학점제도에도 모순이 있습니다.

<인터뷰> 김영미(미 버지니아 공대 졸) : "(미국대학은) F 학점을 받아도 기록에 남고 그 다음에 재수강하고 학점으로 바뀌는 게 아니라 둘을 합산해 평균 점수를 내서 점수세탁이 불가능해요."

이같은 과도한 학점 인플레 현상이 빚어지자 취업기준으로서 학점의 중요성은 떨어지는 추셉니다.

<인터뷰> 엄상호(대기업 인력부장) : "창의력 화합력 리더십이 중요하지 학점이 좋다고 일 잘한다고 보진 않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최근 개정된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각 대학의 책임 있는 학사관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학점 인플레 현상을 개선하기란 역부족입니다.

KBS 뉴스 이영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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