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제 때 일본군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만든 제주 평화 박물관이 운영난으로 일본 매각설까지 떠돌고 있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이 박물관 지키기에 발벗고 나섰습니다.
하선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동굴에 들어서자, 미로 같은 통로가 길게 이어집니다.
2km 길이의 동굴 곳곳에 곡괭이로 판 흔적과 등불을 놓았던 흔적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태평양 전쟁 당시 일본군 지하 요새로, 강제 노역의 슬픈 역사 현장입니다.
하지만, 이 박물관은 개관 초부터 경영난에 시달리다, 최근 일본 단체와 매각 협상을 벌였습니다.
<인터뷰> 이영근(전쟁역사평화박물관장) : "은행에 연체되고, 그러다 보니, 주변에 빌려서 이걸 갚는다고 여기저기 빌리고 하다보니..."
상황이 이러자, 시민사회단체들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장소가 일본에 넘어가도록 놔둘 순 없다며 박물관 살리기에 나섰습니다.
<녹취> 홍정식(활빈단) : "일본으로의 매각을 결사코 막고,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끝까지 보존 운영할 것을 결의한다!"
인터넷에서도 모금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권다영(신여대 3학년) :런 것을 모아놓은 것 자체가 굉장히 의미 있는 곳인데, 왜 정부 차원에서 지원이 안 되는지, 굉장히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어요."
제주도도 매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아 정부와 지자체가 손 놓고 있는 사이 자칫 일본에 넘어가지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하선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