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 1일 밤 경기도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납치 살인사건 당시 경찰이 취한 대응방식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구체적인 범행 장소까지 신고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선중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일 밤, 한 20대 여성이 다급한 목소리로 경기지방경찰청, 112 센터에 신고를 합니다.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장소까지 말하면서 애타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경찰 순찰차가 바로 출동했지만 엉뚱하게도 이 여성이 신고한 장소와 반대 방향을 수색했습니다.
<녹취> 박진성(112종합센터 실장) : "급박한 상황에서 전화를 받게 되면 자세하게 거기(지령사항)에다 (피해자가 말한 위치를) 입력을 못 합니다.빨리 다음 상황을 진행해야 하니까..."
경찰관 35명이 배치돼 본격적인 탐문 수사를 시작한 것도 신고 3시간 뒤였습니다.
<녹취> 김춘섭(경기지방경찰청 형사과장) : "가정집이나 이런 데 잠을 자는 곳은 사실상 탐문이 어려운 점이 있어서 소홀히 했습니다."
결국, 이 여성은 신고를 한 지 13시간이 지난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범행 장소는 쉽게 찾을 수 있는 큰 길가의 주택 1층이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피의자는 이 동네에서 5년 동안 살아온 중국인 42살 우 모씨.
길에서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납치해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숨진 여성은 납치 과정에서 살려달라고 구조를 요청했지만, 이웃 주민들도 무관심했습니다.
<녹취> 주민 : "(부부싸움 정도로)그냥 평범하게 들은 거죠..동네 사람들이라면 나서고 그럴텐데 외국사람들이 많다보니까 내 일같이 신경 쓰고 하는 일이 없죠."
경찰은 미흡했던 초기 대응에 공식 사과하고 해당 경찰서장과 형사과장을 대기발령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