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농촌의 논밭이 아닌 도심 학교 안에서 농사를 짓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하는 나눔까지 실천하고 있습니다.
박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사람 키만 한 매실나무가 우거진 한 텃밭에서, 열매를 따는 손길이 분주합니다.
언뜻 전원 마을 같은 이곳은 학교 한쪽에 방치됐던 황무지 6천 6백여 ㎡를 개간한 매실나무 숲입니다.
경사가 가파르고 인적이 드물어 척박했던 이곳을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합심해 8백여 그루 매실나무가 자라는 텃밭으로 가꿨습니다.
가뭄과 호우 등을 이겨내고 개간 5년 만인 올해, 제대로 된 첫 수확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인터뷰> 김보근(충북 청주 세광중학교 3학년): "평소에 먹던 매실이 이런 텃밭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힘들게 따신다는 것을 느꼈고요."
<인터뷰> 김영호(학부모): "평상시에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없는데 이런 것을 통해서 아이와 같이 매실을 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오늘 하루 수확한 매실은 약 8백여 kg,
직접 기르고 딴 열매지만 공짜가 아닙니다.
농사 수익금을 나보다 더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을 돕는 장학 기금으로 쓰자는 취지에서 1kg에 3,500 원에서 5천 원까지, 약 4백여만 원이 모였습니다.
<인터뷰> 이승열(청주 세광중학교 교장): "학생들한테 근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게 되고 여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장학 사업을 할 수도 있고요."
학교 텃밭 가꾸기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등 학교 구성원을 하나로 묶는 것은 물론 농사를 통한 생명 존중과 수익 나눔까지, 1석 3조의 결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미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