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폭력·음주·탈선” 피서 문화 현주소

입력 2012.07.31 (22:08)

<앵커 멘트>



시원한 파도가 넘실대는 한 유명 해수욕장의 모습입니다.



피서가 절정인데요,



올 여름휴가, 다녀오셨나요?



7월 말부터 8월 초인 이번 주에 전체 피서객의 44%가 몰릴 예정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일부 피서객의 추태 때문에 즐거워야 할 휴가를 망쳐버리는 경우가 많죠.



먼저, 술판. 쓰레기장으로 변해버린 피서지의 모습을 장성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여름 피서지,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어둠이 내리자, 마시고.. 춤추고.. 또 마시고.. 넓은 백사장이 한순간에 대형 술판으로 바뀌었습니다.



흡연이 금지된 해변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다반사.



백사장을 제 집 화장실처럼 쓰기도 합니다.



<녹취> 피서객(음성변조) : "예전하고 다른 게 없는 것 같아요. 지저분하고 사람들 많고 시끌벅적하고 이상한 사람들 많고.."



밤이 깊어가자 피서객들의 무질서는 도를 넘습니다.



곳곳에서 술에 취한 젊은이들이 싸움을 벌이고 경찰 출동은 일상이 됐습니다.



술에 취해 바다에 뛰어들기도 합니다.



<인터뷰> 이밝음(서해지방해양경찰청 특공대) : "술 먹고 들어가면 물을 먹게 되고 그러니까 의식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고, 많이 위험해서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이튿날 아침 백사장,



피서객들이 버린 각종 쓰레기가 가득 쌓여 쓰레기장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재활용 쓰레기는 치울 수 있지만 버린 술과 담배꽁초, 음식 찌꺼기는 모래 속까지 오염시킵니다.



<인터뷰> 김득태(공무원) : "근래 들어 쓰레기가 최고 많이 나왔는데 젊은 친구들이 쓰레기를 버리고 되가져가는 정신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부산 해운대 등 전국 주요 5개 해수욕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만 하루 평균 58톤,



여수 엑스포 행사장 쓰레기의 1.5배나 됩니다.



<앵커 멘트>



정말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서지에서의 폭력과 탈선 등 각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그 실태를 버츄얼 스튜디오에서 심인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멘트>



이곳은 폭염 대신 어둠이 찾아든 해수욕장입니다.



하루종일 피서객들의 웃음꽃이 가득했던 낮과는 전혀 다른 무법천지로 변합니다.



때문에, 근처 경찰서는 밤마다 비상이 걸리는데요,



바다 파출소를 운영하는 전국의 경찰서 5곳에서는, 해마다 휴가철이 되면 폭력 사건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5개 경찰서를 합쳐 매달 평균 4~5백 건이던 폭력 사건이 여름철에는 6백 건대로 늘어나고, 특히 7월에는 8백 건이 넘습니다.



피서 분위기를 핑계삼은 청소년들의 탈선도 큰 문제입니다.



전국 바다 경찰서와 파출소에서 청소년 선도를 하는 건수가 해마다 2천 건가량이나 됩니다.



지난해에는 전체 피서객이 줄면서 다소 줄었지만, 그래도 천8백 건이나 됩니다.



이 같은 문제가 생기는 건 결국 피서지에서의 과도한 음주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은데요,



지나친 음주는 자칫 목숨을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져 숨진 사람 가운데 35%는 술에 취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에서는 올해부터 아예 해변에서의 음주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주변 상인들의 반발도 거세고 효과에도 일부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부산시 의회가 비슷한 방안을 추진하는 등 전국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무조건 먹고 마시고 싸우는 문화에서 벗어나 건전한 피서를 즐기자는 움직임이 많은데요,



이런 피서는 어떨까요, 송수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울창한 숲 한가운데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녹취>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세요."



물소리, 새소리에 집중하면서 걷다 보면, 잊고 지낸 자신과 마주합니다.



<인터뷰> 김용준(서울시 신림동) : "스트레스가 다 해소되고 일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습니다.)"



자연 속에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이 올 여름 휴가철에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조용한 시골, 니가타현에 다녀왔던 장희선 씨,



혼자만의 휴가를 통해 자신과 일에 대한 열정을 되찾았습니다.



<인터뷰> 장희선(서울시 목동) : "나만을 위한 여행, 내가 정말 가고 싶은 곳만 골라서 가는 여행이 진짜 여행이 아닐까해요."



이처럼 여행자의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휴가’를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조사를 보면 올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는 사람이 절반가량이었고, 지난해 직장인의 연차휴가 사용률은 61.4%에 그쳤습니다.



불황에다, 휴가를 업무의 단절로 보는 시선이 여전히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요즘 인기있는 캠핑 문화에서 보듯, 휴가는 느슨해진 가족관계를 회복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인터뷰> 이동훈, 고현숙(부천시 괴안동) : "(애들도) 굉장히 쉽게 자요. 부부 시간도 가질 수 있어서 만족도가 큽니다."



휴가가 나와 주변을 돌아보는 창의적인 기회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바람직한 휴가 문화를 만드는 선결 조건입니다.



KBS 뉴스 송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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