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창경 해설위원]
여러분은 세금을 낼 때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기쁜 맘으로 혹은 마지 못해 억지로 내지는 않았는지요. 세금을 기쁜 맘으로 내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만, 한동안 세금을 많이 내면 빼앗긴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습니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고, 세금체계가 불합리 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세금에 대한 저항이 상당이 줄어들었습니다. 세제도 비교적 합리적이고, 또 그 집행에 대해서도 대체로 신뢰를 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어제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경기침체에 맞서 내수를 활성화하고 민생 안정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먼저 서민안정대책으로는 18년 만에 비과세 재형저축을 부활시켰고, 배우자가 없는 사람이 자녀가 있을 경우 소득공제를 해주기로 한 것 등이 눈에 띕니다.
또 주택이 많은 사람에게 부과해온 양도소득세 중과세를 폐지하고 2년 안에 주택을 팔경우, 세금도 대폭 인하 해 주기로 했습니다. 세금으로 주택거래 활성화를 꾀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특히 노인 1인 가구에 대한 근로장려세제를 적용한 것 등은 늘어나는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판으로 보입니다.
반대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현행 4천만 원 이상에서 3천 만 원 이상으로 과세 대상을 늘렸습니다. 근로소득이 아닌 주식이나 이자 등과 같은 금융 상품 즉, 돈이 돈을 버는 경우에 대해 세금을 더 많이 거두겠다는 뜻입니다. 특히 대주주 주식 양도 차익 과세 범위를, 지분 3% 이상에서 지분 2% 이상으로 범위를 넓힌 것은, 부의 대물림에 대해 더 많은 세금을 물리겠다는 것입니다.
부의 과점에 대한 정책적 대응 의지로 보여 집니다. 정부는 이번 세제개편으로 고소득층과 대기업이 앞으로 5년 동안 1조 6천 억 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 사회의 현안 인 양극화 문제를 줄일 수 있고, 동시에 복지에 대한 재원도 마련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인 것 같습니다. 복지시대 아직은 부족하지만 이제 시작인것입니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나라 살림의 근간인 세금도 그런 세태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는 것, 언제쯤 기쁜 맘이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