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경선 “태권도도 1년 아닌 4년 준비”

입력 2012.08.11 (19:38)

수정 2012.08.11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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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 선수로는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2연패 및 3회 연속 메달을 수확한 간판스타 황경선(26·고양시청)이 종주국 태권도의 미래를 위한 조언을 했다.

황경선은 11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시내 팀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외국 선수들의 실력이 한해가 다르게 늘고 있다"면서 "우리도 올림픽을 치르려면 1년이 아니라 3∼4년은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황경선은 전날 열린 런던올림픽 여자 67㎏급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 2008년 베이징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4년 아테네 대회 동메달을 포함하면 3회 연속 메달을 챙겼다.

황경선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국외에 계신 우리 지도자들이 한결같이 '한국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야 우리도 인정받는다'는 말씀을 하신다"면서 "항상 종주국 선수로서 지기 싫었다"고 말했다.

황경선은 지난 세 차례의 올림픽을 되돌아보면서 철저한 준비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일단 고교생이었던 아테네 대회 때 첫 판에서 져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목에 건 황경선은 "당시에는 대표로 선발된 순간 이미 '금메달을 땄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1회전에서 탈락한 뒤 멍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베이징 대회 때는 준비도 많이 하고 기대도 컸는데 부상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지 못했다. 너무 아쉬운 대회였다"고 평가하고서 "이번 런던올림픽은 정신력, 상대 선수 분석, 몸 관리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대표팀 전임지도자 김세혁 감독도 종주국의 자만심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김 감독은 "태권도는 은메달을 따고도 미안해해야 하는 종목"이라면서 "하지만 이제는 얼마나 노력하고 준비하고 계획을 잘 짜서 이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종주국의 아성은 지키겠지만 우리가 독식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유도, 레슬링, 양궁 등 다른 종목은 상시체제로 4년간 올림픽을 준비한다. 하지만 그동안 태권도는 3∼5개월 준비가 끝이었다"면서 "베이징올림픽이 끝나고 '이렇게 무관심하면 런던에서 금메달 하나도 못 건질지 모른다'고 했는데 이제는 정말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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