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승강기속 공포의 5시간…대책 시급

입력 2012.08.15 (22:05)

<앵커 멘트>

어젯밤 부산에서 아찔한 승강기 사고가 났습니다.

4층에서 고장을 일으킨 엘리베이터가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면서 아파트의 꼭대기 층인 22층 천장과 부딪혔고, 주민 3명은 위태롭게 매달린 승강기 속에서 5시간 동안이나 갇혀 있었습니다.

잊을만하면 터지는 승강기 사고, 대책은 정말 없는 걸까요?

이철재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의 22층짜리 고층아파트 승강기 통로입니다.

안전벨트와 로프에 매달린 구조대원이 구슬땀을 흘리며 구조작업을 벌입니다.

5시간 동안이나 승강기에 갇혀있던 주민들도 좁은 공간에서 겨우 탈출합니다.

주민 3명이 아파트 승강기에 갇힌 것은 어제저녁 7시쯤.

4층까지 내려오던 승강기는 갑자기 빠른 속도로 솟구치면서 아파트 꼭대기에 있는 통로 천장에 부딪힌 뒤 멈췄습니다.

<인터뷰> 배문기(구조된 주민) : "4층에서 7층 정도 올라갈 때 세울려고 (버튼을)누르니까 벌써 15층 정도로 올라가버릴 정도로 빠르게 올라갔습니다"

자칫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사고가 나자, 119구조대원은 물론 승강기보수업체 직원 10명이 출동했지만 승강기 문이 열리지 않고 공간도 좁아 구조에 애를 먹었습니다.

구조대는 사고 발생 5시간 만에 아파트 옥상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승강기 위쪽 뚜껑을 열고 갇힌 주민들을 차례로 구조했습니다.

<인터뷰> 주형진(사하소방서 구조팀장) : "옥상 상층으로 완전히 밀착된 상태에서 아래위공간을 확보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선 승강기안전관리원은 제동장치 등의 고장으로 비상정지장치가 가동된 것으로 보고 승강기 운행을 중단시켰습니다.

이 아파트는 승강기가 설치된 지 17년 됐으며,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아파트 주민 : "무섭고 또 언제 고장날 지 모르니까 애들 데리고 타기 겁난다"

지난해 승강기안전관리원이 설치된 지 15년 이상 된 승강기 만 2천여 기에 대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60% 이상이 운행에 부적합 것으로 나타나 안전 점검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이철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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