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성인병 잡는 ‘쓴메밀’의 힘

입력 2012.08.30 (09:12)

<앵커 멘트>

여름이면 각종 메밀음식들 많이 드시죠.

시원한 메밀국수에 오동통한 메밀묵까지,열을 식혀주는 성질 덕분에 더울 때 인기가 많은데요.

그런데 메밀의 효능이 이 뿐만이 아닙니다.

단백질이 많이 들어있어 탄탄한 몸매 만들기에도 도움이 되고요,노화방지 효과도 크다네요.

네, 그 중에도 우리에겐 좀 생소한 쓴 메밀이 알고보면 영양덩어리라는데요.

정아연 기자, 비밀은 루틴이라는 성분 속에 있다고요?

<기자 멘트>

네, 루틴은 암을 예방한다는 항산화물질의 대표격입니다.

특히 쓴메밀은 일반메밀보다 루틴 함량이 월등히 많아서, 음식은 물론 약용으로도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투박하고 또 소박해 보이지만 각종 성인병 예방에 뛰어난 메밀의 힘, 지금 소개합니다.

<리포트>

일 년 삼백육십오일, 대한민국 남녀노소의 잃었던 입맛도 단숨에 돌아오게 하는 이것. 바로 메밀 요립니다.

<녹취> “정말 맛있습니다. 최곱니다.”

<녹취> “씹을 때는 쌉싸래한데 삼킬 때는 부드럽고 소화도 잘 되는 것 같아요.”

특유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에 속 끝까지 개운해지는 살얼음 동동, 메밀국수도 있고요.

여기에 메밀반죽 얇게 부쳐서 신김치 올려 돌돌 싸먹는 메밀전병,

그리고 메밀싹과 무쳐먹는 야들야들한 메밀묵까지.

이 메밀음식, 건강에 좋은 건 다들 아시죠?

그 핵심은 바로‘루틴’에 있습니다.

<인터뷰> 이복희(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루틴은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항산화 기능이 우수한 물질로 곡류 중에는 메밀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루틴은 특히 활성산소를 제거해서 혈관을 튼튼하게 해 주기 때문에 고혈압, 동맥경화, 노화예방 등에 효능이 좋은 성분입니다.”

메밀집 가면 면수를 꼭 내주잖아요.

그 이유도 루틴 때문이라는데요.

루틴은 수용성이기 때문에 메밀을 삶으면 상당한 양의 루틴이 면 삶은 물에 녹아 나오게 되니, 면수까지 먹어야지만, 메밀의 루틴을 온전히 섭취하는 셈입니다.

<녹취> “이거 막걸리 같죠? 막걸리 아니에요.”

그래서 이집 사장님도 물처럼 드시는 게 이 면숩니다.

<녹취> “갈증에는 이게 최고예요.”

<인터뷰> 오봉순(메밀 전문점 운영) : “이것을 마시면 소화도 잘 되고 저는 몸이 엄청 가벼워지는 것 같아서 물 대신에 메밀 삶은 물을 많이 먹어요.”

그런데 언뜻 보면 평범해 보이는 이 집 메밀면엔, 놀라운 비밀이 숨어 있다네요.

자세히 보시면 일반 메밀과 반죽 색부터 다르죠.

바로 쓴메밀로 만든 “면”인데요.

<인터뷰> 오봉순(메밀 전문점 운영) : “시중에 나오는 일반 메밀은 ‘단메밀’인데 이건 한약재로만 쓰는 ‘쓴메밀’이에요. 루틴이 한 70배가 더 많이 들어 있어요.”

일반 메밀보다 루틴이 무려 70배나 많이 들었다는 쓴메밀을 찾아 고령지농업연구센터로 갔는데요.

<녹취> “지금 보시는 게 쓴메밀입니다.”

<인터뷰> 윤영호(농진청 고령지센터 박사) : “일반 메밀보다 쓴메밀은 약 70배 정도 루틴 함량이 높아서 활성산소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세포의 손상이나 노화를 막아 주는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메밀 종자에 비해 크기도 작고 검은빛을 띠는 이 쓴메밀.

높은 루틴 함량 때문에 약용 개발로도 연구 중이라네요.
그런데 이 루틴 말고도 메밀의 또 다른 효과를 톡톡히 보신다는 분이 있습니다.

딱 보기에도 탄탄하고 균형 잡힌 근육부터 눈에 띄죠.

<인터뷰> 도혜강(채식 보디빌더) : “안녕하세요. 저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채식으로 보디빌딩을 하고 있는 도혜강이라고 합니다. 채식만으로도 이렇게 건강한 몸을 만들 수 있고, 대회에 나가서도 손색이 없다는 걸 보여 드리기 위해 직접 보디빌딩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단지 채식만으로 보디빌딩 대회 1등을 석권했던 그 비밀...‘메밀’이었습니다.

<인터뷰> 이복희(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 “단백질은 (섭취하는) 양도 중요하지만, 아미노산의 조성이 좋아야 하는데요. 다른 곡류에서 부족하기 쉬운 필수아미노산인 라이신이나 트립토판 같은 것들이 많이 들어 있어서 단백질 공급에 좋은 곡류 식품입니다.”

때문에 운동 중, 수분 보충은 물 대신 메밀차로 하고요.

<인터뷰> 도혜강(채식 보디빌더) : “의무적으로 먹는 건 아닌데 갈증이 날 때마다 계속 먹어요. 따지고 보면 제가 이걸 (하루에) 다섯 병정도 먹는 것 같으니까 2L 정도 마시는 것 같아요.”

식사 또한 메밀이 주가 됩니다.

메밀면을 삶아 콩물에 넣어 먹는 메밀콩국수는 포만감은 물론 단백질 보충에 그만이고요.

메밀가루 반죽에 여러 가지 채소를 넣어 부쳐낸 메밀부침개는 기름기 때문에 다이어트식으론 부적절해 보이지만요.

<인터뷰> 도혜강(채식 보디빌더) : “밀가루 전이나 튀김 같은 건 아무래도 다이어트에 방해되니까 저는 메밀전을 해서 먹어요. 특히 쓴메밀은 콜레스테롤 배출도 많이 되고 단백질도 풍부하고 칼로리도 낮고요.”

이 메밀 덕분에 압박 보다는 건강하고 즐겁게, 그리고 맛있게 채식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다네요.

<인터뷰> 도혜강(채식 보디빌더) : “면 같은 건 다이어트의 독인데 저 같은 경우는 독이 아니라 오히려 도움이 되고 있다는 느낌은 확실히 받아요.”

우리 몸의 면역파수꾼 루틴의 제왕 ‘메밀’ 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가 맛있고 몸에도 좋으니 참 기특한 음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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