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대놓고 무시’ KDB생명 빗나간 문책

입력 2013.02.03 (22:01)

수정 2013.02.03 (22:40)

여자프로농구 구리 KDB생명이 코치에게 지휘권을 맡기는 '극약 처방'을 써서 승리를 따냈지만 썩 좋은 모양새는 아니었다.

KDB생명은 3일 경기도 구리시체육관에서 열린 안산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73-63으로 이겼다.

이날 경기에서 KDB생명은 이문규 코치가 일어나서 경기를 지휘하고 이옥자 감독은 벤치에 앉는 보기 드문 광경을 연출했다.

이는 1일 청주 국민은행과의 경기에서 패해 플레이오프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에 대한 문책성 조치다.

시즌 개막에 앞서 이옥자 감독과 이문규 코치를 새로 영입한 KDB생명은 안산 신한은행과 함께 '2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 팀이다.

그러나 주전 선수들의 부상 등이 겹치면서 이날 승리하고도 여전히 10승19패로 최하위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틀 전 4위 팀 국민은행과의 맞대결에서 이겼더라면 4강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가능성을 키울 수 있었지만 역전패를 당하면서 4강 진입 가능성이 사실상 없어지자 코치와 감독의 역할을 맞바꾸도록 한 것이다.

KDB생명은 남은 6경기에서 다 이겨도 국민은행이 2승4패만 하면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없다.

그러나 팀 상황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코칭스태프의 역할을 구단 차원에서 바꾸도록 사실상 '통보'한 것은 프로 스포츠에서 좋지 않은 선례를 남겼다는 평이다.

이 감독과 이 코치는 모두 경기를 하루 앞둔 2일 저녁에서야 이 같은 사실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코치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나도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나도 모르는 상황이 갑자기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24점을 넣은 한채진 역시 "어떻다고 얘기하기 그렇다"며 "선수는 경기를 열심히 하는 것이 맞다"고 말을 아꼈다.

한 농구인은 "말도 안되는 광경이 펼쳐졌다"며 "농구인들을 우습게 아는 처사라고밖에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