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민, 12년 전 ‘1호 스페셜올림피언’

입력 2013.02.04 (08:27)

수정 2013.02.04 (21:26)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재주가 있으면 무대에서 자랑하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우리 영민이도 피겨스케이트를 잘하니까 계속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거죠."

2013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는 지적장애인 피겨스케이팅 대표선수 송영민이 처음으로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한 것은 12년 전이다.

미국 알래스카의 앵커리지에서 열린 제7회 동계 스페셜올림픽에서도 그는 우리나라의 지적장애인 피겨선수였다.

그는 알래스카 대회에 이어 제9회 일본 나가노 스페셜올림픽까지 출전했다.

2009년 아이다호 대회에는 개인 사정 탓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번 평창 동계 스페셜올림픽까지 치면 12년 동안 3번이나 스페셜올림픽 무대에 섰다.

공식적인 자료는 없지만 송영민의 어머니 홍영희 씨는 우리나라에서 스페셜올림픽에 처음으로 선수단을 내보낸 것은 2001년 알래스카 대회가 처음이라고 했다.

즉, 송영민은 우리나라 1호 스페셜올림피언인 것.

알래스카 대회 당시엔 국가의 지원이 없었다. 선수단 규모도 지금과 비교하면 초라했다.

선수와 임원을 합쳐 20~30명이 전부였고, 비용은 모두 선수의 부모들이 직접 댔다.

한국 선수단 247명의 출전 비용 대부분을 조직위에서 지원한 지금과는 큰 차이가 있다.

모두가 주인공인 스페셜올림픽의 정신은 그대로였지만 시상식 때 선수들이 올라설 시상대조차 마련돼 있지 않았다.

한국에 스페셜올림픽위원회가 없으니 두꺼운 규정집을 번역하는 것도 어머니 홍씨의 몫이었다.

지금보다 몸무게 20㎏ 정도가 덜 나갔던 송영민은 피겨스케이팅의 상위 디비전에서 3위,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5년 나가노 대회 때, 송영민은 스키로 종목을 바꿨다.

알파인스키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송영민은 자신의 3번째 스페셜올림픽인 이번 대회에서도 해당 나이대의 가장 수준이 높은 디비전에 출전해 종합 5위(컴펄서리 5위·프리스타일 5위)를 기록했다.

자폐 성향이 있는 송영민은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지만 스페셜올림픽에 출전하고, 다른 선수들과 합숙 훈련을 하면서 친구를 사귈 수 있게 됐다.

송영민의 어머니 홍씨는 스페셜올림픽의 그런 '기능'보다도 본래의 의미에 집중한다.

재능이 있어도 자랑할 '무대'가 없는 지적장애인에게 스페셜올림픽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친구들에게 자신을 내보일 수 있는 무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셜올림픽에서 자기를 마음껏 내보이는 것만큼 좋은 치료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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