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맏언니 이인종 “초심으로 돌아갈래”

입력 2013.02.21 (19:42)

수정 2013.02.21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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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는 물론 후배들도 많이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선수다. 한국 태권도의 맏언니 이인종(31·삼성에스원)의 이야기다.

이인종은 21일 경기도 남양주 체육문화센터에서 열린 2013년도 국가대표 선발 최종대회 여자 73㎏급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그는 7월 멕시코 푸에블라에서 열리는 2013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살려 갔다.

대한태권도협회는 이번 대회 체급별 1∼3위 선수만 모아 다음 달부터 합숙훈련을 하면서 세 차례 평가전을 치러 최종 1위 선수에게 세계선수권대회 국가대표 자격을 준다. 2위는 10월 중국 톈진에서 열리는 제6회 동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한다.

이인종은 올해 우리 나이로는 서른두 살이 됐다. 국내 여자 태권도 선수로서는 환갑도 훌쩍 지난 나이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사실 이인종은 지난해까지만 뛰고 선수 생활을 끝낼 계획이었다.

이인종은 지난해 런던올림픽 여자 67㎏초과급에 출전했다. 3전4기 끝에 30대에 올림픽 태권도 대표가 된 그의 목표는 '감동을 주는 금메달'이었다.

그는 "성적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다가 너무 일찍 은퇴하는 후배들이 많다"면서 "나이도 많고 실패도 많이 한 나의 도전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길 바란다"며 런던 땅을 밟았다.

하지만 8강에서 패한 뒤 패자부활전을 거쳐 동메달 결정전에 나섰다가 또 져 결국 빈손으로 귀국했다.

이인종은 "런던올림픽에서 실패하니 다시 낮아지더라"고 지난 6개월의 시간을 돌이켰다.

그는 이어 "태권도를 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꿈이었던 때가 있었는데 크게 좌절하고 나니 그때 생각이 났다"면서 "물론 두려운 마음도 있지만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은퇴를 미룬 이유를 설명했다.

'후배들 생각해서 이제 좀 그만 해라'고 곱지 않게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후배들에게 모범이 돼 달라'는 주위 사람들의 격려에 힘을 얻었다.

이인종은 이날 열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과 싸웠다. 경기 후 "해가 바뀌니 하루하루가 다르다"며 웃어보인 그는 "기술은 그대로라고 해도 힘이 딸리니 그동안 체력훈련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고 말했다.

이인종의 목표는 일단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이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2007년과 2009년 출전해 모두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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