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전관예우’ 받고 또 ‘화려한 귀환’ 논란

입력 2013.02.28 (21:01)

수정 2013.02.28 (22:06)

<녹취> 홍일표(새누리당) : "대표나 고문을 하실 때 후배 검사들한테 전화하신 적은 업으십니까?"

<녹취> 정홍원(국무총리) : "전혀 없지는 않을 겁니다."

<앵커 멘트>

검사와 직접 통화를 하고, 최소 수천만 원씩의 월급을 받는다!

이른바 '전관'이 아니면 기대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 '전관예우'를 받은 퇴임 공직자들이 다시 고위 공직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먼저, 그 실태를 김준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홍원 국무총리, 황교안 후보자, 윤병세 후보자, 김병관 후보자.

모두 공직에서 로펌이나 기업을 거쳐 다시 공직으로 복귀하는 사례입니다.

이른바 '전관의 귀환'입니다.

공직에서 쌓은 영향력을 민간업체의 이익을 위해 썼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남희(변호사/대형 로펌 6년 근무) : "정부 쪽 담당자들을 만나서 필요한 사항을 전달하고 인적관계를 이용한 로비라든지 이런 역할을 기대하는거죠."

논란이 일때마다 당사자들은 예우를 받거나 부당한 개입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녹취> 이용훈(전 대법원장) : "어떤 의원이 질의를 한 걸 보니까, 전관예우를 못 받은 거 아니냐고 써놓았더라고요."

<녹취> 정동기(전 청와대 민정수석) : "청문회를 보시면, 충분히 납득하시리라 믿습니다. 제가 잘못된 일을 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전관예우의 뚜렷한 증거는 그들의 고소득입니다.

현직 공무원에게 힘을 쓸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없다면, 큰돈을 줄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녹취> 대기업 관계자 : "검찰 출신의 거물 변호사를 저희가 썼고, 3억 원을 줬고, 드러난 사실 외에 대해서 없는 걸로 무마시켰고..."

논란이 커질 때마다 공직자윤리법은 퇴직 뒤 취업 심사를 점점 강화했고, 변호사법은 법조인의 사건 수임을 제한하고 있지만, 고질적인 전관예우 논란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앵커 멘트>

이렇게 전관예우 논란이 왜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요?

김성주 기자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25년 동안 공직에 몸담았던 이 공무원은 차관으로 퇴임 후 바로 법무법인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다시 장관으로 영전해 공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른바 '전관예우'를 받았던 퇴직 고위공무원의 화려한 귀환입니다.

차관으로 근무할 당시 연봉은 1억 원 정도였는데 대형 법무법인으로 옮겨가면서 최고 10배의 돈을 받았습니다.

이 공무원처럼 현재 6개 대형 법무법인에서 일하고 있는 퇴임 고위공직자는 87명이나 됩니다.

기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지난 2008년 이후 민간기업에 취업한 장.차관급 고위 공직자들은 356명입니다.

이렇게 퇴임후 고액 연봉의 예우를 받다가도 더 높은 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많다보니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는 말까지 나옵니다.

퇴직했더라도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민원을 잘챙겨야 한다는 걸 빗댄겁니다.

실제로 취재중 만난 한 법무법인 관계자는 퇴임 고위공직자가 후배 공무원들에 대해 말하고 다닌 개인적 평가를 장관 취임뒤 그대로 인사에 반영하는 걸 보았다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공직사회가 여전히 청탁 관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전관예우'를 받는 고위 공직자들의 귀환을 막기 위한 대안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퇴임 공직자들의 `전관예우'에 엄격한 프랑스와 독일.

퇴임 공무원들이 공직과 관련된 업체에 재취업하면 연금까지 빼앗기 때문에 전관예우를 꿈꾸지 못합니다.

공직으로 돌아오는 일도 없습니다.

전문 로비스트를 허용한 미국은 고위공직자 임용 전에 230개가 넘는 검증 과정을 거쳐 전관예우 공직자를 걸러냅니다.

우리나라도 `전관예우'를 받은 퇴임 공직자들의 복귀를 막을 수있는

제도적 틀이나 원칙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채원호(카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 "전관으로 부적절하게 처신하신 분들이 다시 공직으로 복귀하는 것은 법적으로 규제할 부분입니다."

퇴임 공직자들의 경험과 지식을 '공적자산'으로 인식하는 문화도 필수적입니다.

<인터뷰> 홍성수(숙명여대 법대 교수) : "지식과 전문성을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부와 권력을 가진 이를 위해 쓸 것인가, 소외받는 계층을 위해 쓸 것인가 하는..."

무엇보다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하면서 전관예우 관행을 끊어내는 공직 사회의 변화가가장 빠른 국민 신뢰 회복의 길입니다.

KBS 뉴스 김성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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