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지난주 이른바 귀족학교로 불리는 영훈 국제중학교의 사회적배려자 전형이 특권층을 위한 제도로 변질된 실태를 보도해드렸는데요.
이번엔 돈을 주고 이 학교에 입학했다는 학부모의 증언이 나와 파문이 예상됩니다. 탐사보도팀 공아영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훈 국제중학교 입학식, 8.4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학생들입니다.
학부모 A씨도 몇 년 전 자녀를 이 학교에 입학시켰습니다.
당시 A씨 자녀는 학교 전형에서 탈락한 뒤 대기자로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학교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입학을 시켜줄 테니 돈을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재단 관계자가 학부모에게 '학교 발전을 위해 2천만 원을 내달라, 그러면 입학이 가능하다'고 했다는 겁니다.
A씨는 학교 측이 현금을 요구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윗분에게 전달되는 것이니 현금으로 달라고 해 만원 짜리 다발로 마련해 전해줬다'는 겁니다.
A씨는 또 학부모 사이에선 입학대기자나 편입생이 학교에 들어가려면 2천만원이 필요하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학교가 병들어가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 이런 사실을 밝힌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공식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인터뷰> 학교 관계자 : "뭐 드릴 말씀이 있겠습니까. 제가. 아는 게 없어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학교의 한 관계자는 당시 학생들 두세 명에게 현금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받은 돈은 모두 재단 고위인사에게 넘긴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충근 변호사 : "입학을 조건으로 금품수수를 해 자격을 왜곡시키는 건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지난 2009년 이후 영훈 국제중학교에 합격한 뒤 등록을 포기하거나 중도에 전학을 간 학생 수는 50여명으로, 학교 측은 대부분 편입학 등을 통해 결원을 보충했습니다.
KBS 뉴스 공아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