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일본의 공무원들이, 고령 연금자의 집을 방문해 정말 살아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도쿄에서 실제로는 30년 전에 숨진 노인을 최고령 백11살 이라며 가족들이 몰래 연금을 챙겨운 사실이 드러난 이후 생겨난 진풍경입니다.
기초생활급여와 노령연금, 국민연금까지, 고령자 복지혜택이 커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지비 누수가 더 커지기 전에,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우한울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다세대 빌라.
지난 1월, 64살 김 모씨가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후두암을 앓다 숨진 건 지난해 10월, 함께 살던 40대 남성이 시신을 숨겨두고, 김씨 앞으로 나온 석달 치 기초생활 급여 139만 원을 가로챈 겁니다.
<인터뷰> 양영혜(인천시 계양구청 복지관리팀장) : "내가 이 돈을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좀 받아가야겠다는 의도적인 게 많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내가 보호를한다 그러니까우리는 보호자로 인정한 거죠."
남편을 살해하고, 4년간 장애 급여를 타낸 아내...
남편의 사망사실을 숨기고, 14년간 국민연금을 받은 80대 할머니까지...
극단적 경우가 아니라도, 사망신고를 미루는 사례는 다반삽니다.
지난해 사망한 기초생활수급자 18만 명 가운데 만 명 가량, 5.4%가 신고 기한 1개월을 넘겼습니다.
이들에게 지급되는 기초생활급여와 노령연금만 해도 한달 치가 50억 원.
1년 이상 신고를 미룬 경우도 450명이 넘습니다.
때문에 자치단체들은 요즘 '복지유령' 색출에 나섰습니다.
<녹취> "000씨 잘 계세요? 사망하신거 아닌지.."
일선 복지 공무원들은 사망 의심자를 따로 분류해, 이들이 실제 사망했는지를 따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이번 주부터는 추모공원 등으로부터 사망자의 인적사항을 통보받는 시스템도 가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화만으로 확인이 쉽지 않고, 방문해 확인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합니다.
실제로 의심자 가운데 상당수가 '사망 미확인'으로 남아있습니다.
<인터뷰> 임근찬(사회복지정책실 복지정보과장) : "복지 누수를 줄이기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입니다..이를 더 보완해나가면서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유령 수급자'로 인한 복지비 누수가 얼마나 되는지... 정부도 아직 실상을 모르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혜로운 대안을 찾을 때입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