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창 피어나야할 우리 아이들이 왜 폭력의 아픔 속에 스러져 가고 있는 걸까요?
저희 KBS는 오늘부터 학교 폭력의 실태를 짚어보고 대책을 고민하는 기획 보도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순서로 성추행으로까지 치닫는 학교폭력의 끔찍한 실태를 노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학교 3학년 김모 군은 지난해 현장학습을 갔다가 말대꾸를 한다며 다른 학교 학생 6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이들은 다른 학생들도 지켜보는 앞에서 김 군의 바지를 벗겼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학생 어머니 : "맞았다는 자체도 자존심 상하고 친구들 보는 데서 바지 벗기고 발로 엉덩이 차이고..수치스럽고 억울하지만 엄마가 내 억울함을 풀어주라고..."
가해 학생들의 학교는 일주일 교내 봉사 처분만을 내렸고 피해자 김군은 사과는 커녕 놀림만 받았습니다.
결국 학교에 갈 엄두를 못냈고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 피해 학생 : "힘들어서 자살 시도도 했었어요. 학교에서 무관심하니까 이 상태로 학교 가면 왕따될 것 같고"
지난 11일 경북 경산에서 목숨을 끊은 최모 군도 두 차례 성추행을 당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강신욱(경북 경산경찰서 수사과장) :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내리도록 해가지고 어떤 가혹행위 부분이 있었던 걸로...그런 진술이 있었습니다."
학교 폭력은 구타나 금품 갈취 수준을 넘어서 잔인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학교폭력신고전화에 접수된 피해 사례 가운데 성폭력은 804건에 이릅니다.
<인터뷰> 천근아(세브란스 정신과 교수) : "학교폭력을 가해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남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자기가 재밌으면 그 아이도 재밌을 걸로 생각해요."
동성간 성추행은 외상이 남지 않고 장난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명백한 범죄입니다.
물리적인 폭력 이상의 상처를 주면서도 은밀하게 이뤄지는 학생들 간의 성추행에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노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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