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 “제 점수요? 80점도 아까워요”

입력 2013.03.19 (09:58)

수정 2013.03.19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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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는 했지만 만족할 수는 없죠."

'도마의 신' 양학선(21·한국체대)은 새해 첫 국제대회에서 '금빛 연기'를 선보였음에도 더 나은 모습을 위해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양학선은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올해 처음 나선 국제대회에서 1위를 하고 경기를 잘 이끌어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지난 주말 프랑스 라 로쉬 쉬르 욘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 도마 결선에서 14.500점을 획득,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년 전 같은 대회에서 최하위에 그쳤던 양학선은 '올림픽 챔피언'으로 돌아가 당당히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양학선은 "2년 전에 같은 코치, 심판 선생님과 함께 갔었는데 같은 상황에서 굴욕을 씻고 정상에 올라 더욱 기쁘다"며 웃었다.

양학선은 2011년 월드컵 대회에서 착지에서 큰 실수를 범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에서 양학선은 예선과 결선 모두 '여2'(도마를 짚은 뒤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비틀어 도는 기술·난도 6.0)와 '쓰카하라 트리플'(도마를 옆으로 짚고 세 바퀴 도는 기술·난도 6.0)을 선보였다.

자신의 이름을 딴 독보적인 기술인 '양학선'(도마를 양손으로 짚은 뒤 공중에서 세 바퀴를 돌고 착지·난도 6.4) 없이도 2위 응우옌 하 타잉(베트남·13.666점)과 큰 격차로 1위에 올랐다.

양학선은 "경기 전 긴장했지만 잘하는 선수들이 예선에서 많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결선에서는 편안한 마음으로 했다"고 대회를 돌아봤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여2'에서 착지 실수가 있었다"면서 "이번 대회를 전반적으로 보자면 스스로는 100점 만점에 80점도 아깝다. 70∼75점 정도"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바뀐 도마 종목 채점 방식에 완벽히 적응하는 것도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해까지는 각 시기의 점수(난도+실시점수)를 더해 2로 나눠 최종점수를 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난도는 별도로 평균을 내며, '10'에서 전체 감점을 빼고 남은 수치를 실시점수로 삼아 둘을 더해 최종 점수를 매긴다.

양학선은 "예전에는 16점이 훨씬 넘던 점수가 이제 14점대로 나오기 때문에 이 점수에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타트 점수가 높은 것도 당연히 유리하지만, 감점을 많이 줄여야 한다"면서 "특히 착지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쟁자들을 따돌리려면 압도적인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감점을 받지 않도록 완벽하게 해낼 수 있는 무기도 필요하다.

양학선은 지난달 '쓰카하라 트리플'에서 반 바퀴를 더 도는 신기술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신기술에 대한 질문은 현지에서도 많이 받았는데 지금은 아킬레스건에 약간 부상이 있어 유니버시아드나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꾸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양학선은 다음 달 열리는 종별선수권대회와 5월 대표선발전을 준비하면서 다음 국제대회 출전을 타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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