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민, 매서운 고공 강타 ‘우승 정조준’

입력 2013.03.19 (22:04)

수정 2013.03.19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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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대한항공 주포 김학민(30)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날카롭게 벼린 고공 강타를 '숙적' 삼성화재를 향해 정면으로 겨눴다.

김학민은 19일 인천 도원시립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무려 76%의 공격 성공률로 21득점을 수확, 3-0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대한항공이 이렇게 손쉽게 승리를 거두리라고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정규리그에서 양 팀이 3승3패로 팽팽했던 데다 한 번도 일방적으로 끝난 경기는 없었다.

1차전에서도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 끝에 대한항공이 풀세트 역전승을 거둔 터였다.

그러나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대행이 키플레이어로 꼽은 김학민이 1차전과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흐름은 예상과 달리 진행됐다.

단순히 득점만 많았던 게 아니라 고비마다 순도 높은 점수를 만들어내 경기의 흐름을 대한항공 쪽으로 돌려놓았다.

2-6으로 뒤진 채 시작한 1세트 연속 서브에이스로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를 뒤흔든 것도 김학민이었고, 2세트 9-8로 팽팽하던 균형을 깨뜨린 것도 김학민의 연속 득점이었다.

2010-2011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김학민의 경기를 본 팬이라면 이런 활약은 그리 낯선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올 시즌만큼은 그렇지 않았다.

발목 수술을 거쳐 시즌을 맞은 김학민은 올 시즌 공격 리듬을 찾지 못해 예전처럼 호쾌한 고공 강타를 보여주지 못했다.

팀도 도중에 감독이 교체되는 등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김학민은 주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자주 고개를 숙였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성공률 44.12%에 그쳐 아쉬움을 남긴 김학민은 이날 드라마틱하게 달라졌다.

무엇보다도 올 시즌 좀처럼 활용하지 못한 긴 체공시간이 확실히 살아났다.

시간을 멈춘 듯 홀로 공중에 떠 있다가 구석을 찾아 공을 찍는 특유의 호쾌한 스파이크가 돌아왔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도 돌아온 김학민의 모습에 목이 터지라 환호성을 보냈다.

사실 이번 포스트시즌은 김학민에게 특별한 각오로 다가오는 무대다.

김학민은 올 시즌을 마치면 4월 현역으로 입대할 예정이다.

2006-2007시즌 대한항공에 입단한 김학민은 팀의 첫 우승을 맛보고 싶다는 열망 때문에 차일피일 입대를 미루다가 다른 선수들처럼 상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기회도 잃어버렸다.

김학민에게는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치르는 무대인 셈이다.

이제 24일 개막하는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마지막 상대는 지난 2년간 연달아 좌절을 안긴 숙적 삼성화재다.

투지로 뭉친 김학민의 강타가 상대인 삼성화재를 정조준하면서 챔피언결정전도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김학민은 "입대 전 마지막이라서 절박하다기보다는 잘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부담을 느끼지 않고 편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정규리그에 힘든 시기를 보내며 고비를 넘긴 것이 힘이 돼 챔프전에서는 편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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