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루키' 이소영(19·GS칼텍스)의 빈자리가 무척 커 보인 경기였다.
GS칼텍스는 23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IBK기업은행에 세트 스코어 1-3으로 무릎을 꿇었다.
GS칼텍스가 정규시즌에서 IBK기업은행에 2승4패로 열세를 보이긴 했으나 이 정도로 쉽게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한 전문가들은 드물었다.
더군다나 GS칼텍스는 5라운드에서 IBK기업은행을 3-0으로 완파했고 마지막 6라운드에서는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시즌 막판 IBK기업은행과 대등한 싸움을 이어가며 자신감을 쌓은 GS칼텍스이기에 이날 완패는 예상 밖의 결과였다.
완패의 원인을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가장 큰 요인은 이소영의 공백이다.
작년 10월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 유니폼을 입은 이소영은 공·수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팀이 정규시즌 2위를 차지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소영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경기당 10점 가까운 득점(9.59점)에 수비에서도 세트당 리시브 1.729개, 디그 2.612개를 올려줬다.
지난 16일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리시브 12개와 디그 15개를 책임졌다.
하지만 그는 지난 18일 플레이오프 2차전 1세트에서 블로킹을 하다 내려오는 과정에서 다른 선수의 발을 밟아 오른쪽 발목을 접질렸다.
결국 GS칼텍스는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이소영 없이 경기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는 참담했다.
GS칼텍스는 베띠 데라크루즈의 보조 공격수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친 이소영이 빠진 탓에 대부분의 공격이 베띠에게 집중됐다.
IBK기업은행이 그걸 모를 리 없었다. IBK기업은행은 오픈 공격을 베띠가 도맡을 것이라는 점을 간파하고 베띠가 뜰 때마다 2~3명의 블로킹 벽을 쌓았다.
GS칼텍스는 한송이의 공격이 살아난 3세트에서야 겨우 한 세트를 만회할 수 있었다.
아울러 리시버로서도 훌륭한 기량을 갖춘 이소영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GS칼텍스는 경기 내내 서브 리시브가 흔들려 고전했다.
서브 리시브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에 베띠의 오픈 강타에만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IBK기업은행이 노리던 결과였다.
IBK기업은행이 블로킹 싸움에서 9-5로 크게 앞설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베띠만 전담 마크하는 전략이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정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이소영이 빠진 탓에 공격이 베띠에게 집중됐다. 우리가 예상한 결과였다"면서 "정규리그에서 항상 뛰던 선수가 빠지니까 GS칼텍스가 어려움을 겪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서브 리시브가 되지 않으면서 세트 플레이가 전혀 이뤄지지 않아 완패했다"며 고개를 떨어뜨렸다.
그는 이소영의 공백에 대해서는 "선수 없다고 핑계를 대는 지도자는 자격이 없다"고 했지만 정작 표정에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소영은 2주 진단을 받은 상태라 챔피언결정전에서 뛰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GS칼텍스로서는 한송이와 배유나가 이소영의 공백을 메워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렇지 않는다면 이번 챔피언결정전 시리즈가 일찍 끝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무척 커 보인다.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25일 같은 곳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