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한국 직장인들의 평균 은퇴 나이는 만 53세라는 통계가 있는데요,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만 60세의 나이가 올해 61세로 높아진데 이어 오는 2033년까지 만 65세로 미뤄집니다.
길게는 10년 넘게 고정 수입이 끊기는 이른바 '소득 보릿고개'가 기다리는 셈입니다.
범기영 기자가 은퇴자의 고충을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건설업계에서 32년간 일했던 김국태 씨는 지난해 6월 은퇴했습니다.
다음달에 실업급여마저 끊기면 국민연금을 받기 전까지 개인연금 50만 원 말고는 고정수입이 완전히 끊기게 됩니다.
<인터뷰> 김국태 : "최소한 200에서 250만 원은 생활비가 필요한데 당분간은 감수하고 살아야죠. 기다리는 수밖에 없죠, 연금이 빨리 나오기를..."
돈줄이 끊긴 은퇴자들은 어쩔 수 없이 조기 노령연금으로 몰립니다.
정상 연금액의 70%만 받을 수 있지만 전체 가입자의 10%가 넘는 숫자가 손해를 감수하고 연금을 가불합니다.
조기 노령연금 신청자의 절반은 연금액이 40만 원에 못 미치는 저소득층 가입자들입니다.
노후 대비를 못해 사실상 소득이 전무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정원오(성공회대 사회복지학 교수) : "근로활동할 때 저소득 계층, 저축할 여력이 없던 분들은 은퇴 후에 바로 빈곤층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장년취업이 극히 어려운 현실에서 공적 연금은 은퇴와 함께 받기 시작해야 노인빈곤 위험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금 고갈 우려 때문에 국민연금을 받는 시점은 미룰 수 밖에 없는 상황., 정년연장으로 소득기간을 늘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KBS 뉴스 범기영입니다.
<앵커 멘트>
이웃 일본은 다음달부터 이른바 '고령자 고용안정 개정법'을 시행합니다.
기업 정년을 올해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60세에서 65세로 상향 조정해 연금을 받기까지 수입 공백 5년을 없애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이어서 이광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의료기기 유통 업체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최동원 씨.
정년을 불과 3년 앞에 두고 있었는데 지난달 전격적으로 회사의 정년이 60세로 연장돼 5년 동안 더 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터뷰> 최동원(기산과학 상무) : "이제 5년이 늘어났기 때문에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자녀들이 학업이 이제 다 끝날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약간의 경제적인 수입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현행법에서는 60세 정년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하는 곳은 거의 없습니다.
노사정위원회가 1년 동안 의무정년 연장을 놓고 논의를 했지만, 노사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60세 의무정년이 불가피하다는 공익위원들의 권고안만 도출됐을 뿐입니다.
세계적인 추세는 이미 근로 수명을 늘리는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유럽의 평균 정년은 65세, 일본도 최근 65세 정년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변양규(한국경제연구원) : "경제활동 인구가 계속 줄고 있기 때문에 산업을 위해서도 정년 연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정년 연장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광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