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여행비·양복까지 상납…을의 설움”

입력 2013.06.11 (12:14)

수정 2013.06.11 (12:59)

<앵커 멘트>

대기업과 하도급 업체간의 불공정한 갑을 관계는 건설업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KBS가 단독 입수한 한 하도급업체의 장부를 봤더니 대기업 직원들에게 이른바 떡값을 상납하는 것은 물론 양복을 사주는가 하면 심지어 가족 여행비까지 대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경래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이 대형 아파트 단지를 짓고 있는 현대산업개발과 하도급 계약을 맺은 한 건설업체의 경비 내역 장부입니다.

최근 2년 사이 이 업체 법인 카드로 고급 양복 매장과 골프매장에서 9차례 결제가 됐습니다.

많게는 한번에 4백만 원, 모두 천2백만 원이 넘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는 공사를 맡은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사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하도급업체 관계자 : "양복도 이것만이 아니고 (본사) 직원들에게 수원 양복점에 가서 몇 벌씩 맞춰 준 것도 있습니다. 나오지 않은 것도 많아요."

대기업 관계자는 개인적인 친분 관계로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대기업 관계자 : "얼굴 좀 보고 가라고 해서 보다가 그러면서 같이 좀 (양복 쇼핑을) 했는데, 저는 회사하고는 (관련이 있다는) 전혀 그런 생각은 못했었는데.."

하도급업체가 대기업 관계자들에게 건넨 이른바 떡값 목록은 장부에 이어집니다.

설 인사 명목으로 3천만 원, 추석 인사로 천만 원, 전임 현장소장 가족 여행비로 2백만 원.

2년 동안 2억 5천만 원이 넘습니다.

공사를 감독하는 감리단에게까지 다달이 백여 만원씩 지급한 것으로 나옵니다.

<녹취>하청업체 관계자 : "현장에서 일을 완벽히 한다 하더라도 100% 완벽하다고 볼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근데 이게 (사례금) 들어가고 나면 확실히 더 부드럽고 일하는 게 틀리죠."

현대산업개발은 관계자들을 불러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경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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